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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이야기

[한자이야기] 덕담(德談)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다 아는 이야기입니다.

지옥에서 식사하는 장면을 보면 아수라장이라고 합니다. 1m짜리 젓가락으로 밥을 집어, 자기 입에 넣는데, 밥이 입으로 잘 들어오지 않고 젓가락이 상대만 해코지하게 된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천당에서 밥먹는 장면을 보니 그렇게 화락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같은 1m짜리 젓가락으로 밥을 집되, 자기 입이 아니라 상대방 입으로 서로 넣어 주더라는 것입니다. 같은 여건이라도 사람의 마음 씀에 따라 이처럼 다릅니다.

말하기도 그렇습니다. 덕스러운 이야기를 덕담(德談)이라고 합니다. 덕담은 대부분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주는 말입니다. 그 유래는 원시신앙(原始信仰)에서 시작되었는데, 무당의 굿에 덕담(德談)이 있는 것을 보면 그 유래가 오래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말은 언어의 주술성(呪術性)을 믿는 데서 일반화되었습니다. 말이 씨가 된다든가 말한 대로 이루어진다는 항간의 언어 습속이 덕담을 이어 오게 합니다.

근래 우리 사회는 이런 덕담이 사라진 듯합니다. 4월 총선이 끝나고 승자와 패자가 결정된 지 이미 한 달이 되었습니다. 승자는 패자를 위로해 주고 패자는 승자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관례입니다. 그런데 지난 한달 간은 이런 덕담이 오가는 시점임에도 서로가 서로를 비방하는 일로 분주한 듯했습니다. 심지어 같은 당내에서도 의견이 갈려 아웅다웅하고 있습니다.

이제 국민들을 차분한 일상으로 돌아가도록 이끌어 주어야 할 시점입니다. 그것이 선진화된 사회입니다. 그 역할은 사회 지도층의 몫입니다. 그럼에도 지도층인 정치판은 총선 다음 날부터 지금까지 이전투구만 벌이고 있습니다. 심지어 상스러운 막말이 흘러 넘치고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덕(德)의 글자를 보면 곧은 마음을 행함을 읽을 수 있습니다. 두인() 변은 다닐 행(行)의 한 부분으로 행하다의 뜻이고 오른 쪽 부분은 곧을 직(直)에 마음 심(心)이 더해진 글자입니다. 곧은 마음을 행하는 것이 덕(德)입니다. 담(談)은 말(言)과 불꽃 염(炎)이 합한 글자입니다. 불 가에서 담소하는 것이 담(談)입니다. 곧고 바른 마음을 다정스런 말로 나타내는 것이 덕담입니다. 덕담이 오가는 사회는 건강한 나라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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