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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재상평여수 인중직사형(財上平如水 人中直似衡)

양승국 변호사(법무법인 로고스)

최인의 소설 '상도(商道)'에서 주인공 임상옥이 자신의 좌우명으로 삼는 구절이다. 임상옥은 이 문장을 자신이 사용하던 계영배(戒盈杯) 밑바닥에 새겨두고 늘 이를 바라보며 자신이 교만해지고 과욕을 부리는 것을 경계하였다. '상도'는 조선 시대 중국과의 인삼 교역으로 큰 돈을 번 의주 거상(巨商) 임상옥(1779~1855)을 모델로 한 소설로 위 문장은 실제 인물인 임상옥의 문집 '가포집'에 나온다고 한다. '상도'를 읽으면서 조선 시대에 이런 훌륭한 상인이 있었나 하며 다시 보게 되었고, 그러면서 좌우명인 이 문장에도 마음이 갔다. 재상평여수 인중직사형, 재물은 평등하기가 물과 같고, 사람은 바르기가 저울과 같다. 무슨 뜻일까? 비유적인 표현이라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이는 이를 '재물은 평등하기가 물과 같아서 노력한 대가에 따라 그 재물이 정해지고, 사람도 이와 같아서 그 신용을 쌓고자 한 자에게 저울처럼 바르게 돌아간다'고 하고, 또 어떤 이는 '물과 같은 재물을 독점하려 한다면 반드시 그 재물에 의해 망하고 저울과 같이 바르고 정직하지 못하면 언젠가는 파멸을 맞는다'고도 한다.

나도 한 번 생각해 보았다. '재물이란 물과 같은 것이다. 물은 흘러야하지 고이면 썩는다. 그러므로 필요 이상의 재물을 움켜쥐고 있으면 그 재물은 악취를 풍기게 되고, 재물을 소유한 이도 썩게 만든다. 따라서 모름지기 사람은 자신이 필요로 하는 재물 이상은 흐르게 하여야 한다. 그것도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이 재물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흘러야 한다.' 그리고 사람은 바르기가 저울과 같다고 하였는데, '저울은 속일 수 없다. 사람도 속여서는 아니 된다. 우리가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맺으며 살아감에 있어서, 저울처럼 사람을 바르게 신의를 가지고 대하여야 한다.'

변호사라는 직업의 속성상 어쩔 수 없이 분쟁 속에 살다보니 재물을 움켜쥐고 놓지 않으려 하다가 재물보다 소중한 인간관계를 파멸시키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재물 때문에 친구를 잃고, 형제를 잃고, 심지어는 부모를 잃고 자식을 잃는다. 그리고 변호사를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사람과의 만남을 '자기한테 얼마나 이익이 되느냐'를 기준으로 접하는 사람도 만나게 된다. 사람과의 만남을 한 고귀한 인격체와의 만남으로 생각지 않고, 이 사람을 어떻게 이용해먹을 수 있겠느냐는 생각으로 만나는 사람을 보면 그 인간이 참 불쌍해 보인다.

소설 상도를 읽으면서 이 문구가 마음에 들었는데, 얼마 전 서예가 중리 하상호 선생님으로부터 선생께서 직접 이 문장을 쓰신 족자를 선물 받았다. '財上平如水 人中直似衡' 앞으로 내 사무실에 걸어두고 늘 바라보면서, 나 또한 나 자신의 과욕과 교만을 경계하며 살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