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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이야기

[한자이야기] 연좌(連坐)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연좌(連坐)는 글자 그대로 '이어 나란히 앉는다'는 뜻입니다. 연(連)은 수레(車)가 나란히 움직이는 모습이고, 좌(坐)는 흙(土) 위에 두 사람이 나란히 앉은 모양입니다. 같은 자리에서 수레를 함께 타고 나란히 간다는 것은 그 책임도 공유한다는 무언의 약속이 있습니다. 음주 운전을 하는 사람과 같이 차를 타고 가면 동승한 사람도 음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이처럼 어떤 사람의 잘못에 대하여 함께 책임지는 것이 연좌죄(連坐罪)입니다. 부모나 형제의 범법에 함께 연루되도록 한 것도 바로 연좌죄입니다.

이 제도는 진(秦)나라 효공 때 만들어졌습니다. 당시의 진은 서쪽 변방의 오랑캐로 취급되어 중앙 주요국들의 회맹에도 참석하지 못하는 설움을 받는 처지였습니다. 이 때 위(衛)나라 상앙()이 진나라에 들어가 진효공에게 부국강병의 요체를 설파했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유능한 빈객을 찾던 진효공은 크게 기뻐하며 그와 국사를 함께 논의하게 되었습니다. 진효공은 뒷날 진(秦)나라가 통일을 하는 기초를 다졌습니다.

상앙()이 효공의 신임을 얻어 혁신 정책을 펴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찬반 논의는 있게 마련입니다. 당시의 강력한 지도자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상앙은 진효공을 설득하여 법을 개정하고 이를 시행하였습니다.

그러자 반대 여론이 하늘을 찔렀습니다. 그래서 나온 법이 연좌법입니다. 누구를 막론하고 개정 법령에 위배되는 자는 모조리 의법 처단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곧 열 집을 한 단위로, 또 다섯집을 한 단위로 만들어 서로 살피고 관리하여, 서로서로 고발하도록 한 것입니다. 만일 한 집이라도 법에 걸리는 잘못을 저지르면 이들 모두가 책임지게 하는 연좌제가 시행된 것입니다.

그 결과 진은 나라의 정비를 갖추고 그 힘을 크게 떨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힘에 의한 통치는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효공이 죽자 결국 상앙도 퇴출되었습니다만 연좌제만은 오래도록 남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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