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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이야기

[한자이야기] 사찰(査察)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사찰(査察)은 조사하여 살핀다는 뜻입니다. 사(査)는 조사하다의 뜻으로 나무 목(木)에 차(且)가 합한 형태입니다. 이 차(且)가 나무 밑둥의 나이테를 상형한 것인데, 나무의 나이가 얼마인지 나이테를 통해 알아 보는 데서 조사하다라는 뜻이 나왔습니다. 찰(察)은 살피다의 뜻입니다. 그래서 사찰(査察)은 조사하여 살피다로 풀이됩니다.

그런데 이 사찰(査察)이 요즈음 정치권에 크게 회자되고 있습니다. 권력 상층부에서 특정인들을 오랫 동안 비밀 사찰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내용을 은폐하려 했다는 것입니다. 선거철이라 상대방의 공격에 이처럼 요긴한 자료도 없을 듯하긴 합니다. 그러나 국민 모두가 짐작하는 내용을 가지고 지나치게 흥분들 하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 일들을 가지고 국민들만 혼란하게 하는 측면도 있는 듯합니다.

사지(四知)라는 말이 있습니다. 비밀이 없다는 뜻입니다. 아무리 밀폐된 공간에서 홀로 한 행위라 하더라도 결국 알려진다는 뜻입니다.

후한 송제(宋帝) 시절입니다. 양진(楊震)이라는 선비가 있었는데 관서지방의 공자라고 일컬음을 받던 학자였습니다. 그가 왕밀(王密)이란 사람을 천거하여 벼슬을 시켰습니다. 왕밀이 뒤에 산동성에 있는 창읍의 수령이 되었습니다. 마침 그를 추천한 양진이 그 곳을 지나게 되었는데 왕밀이 인사차 뵈러 왔습니다. 그리고 하는 말이 "황금 열근이옵니다. 거두어 주옵소서" 이었습니다. 그러자 양진이 말하였습니다. "나는 그대를 아는데 그대는 어찌 나를 모른단 말인가" 하였습니다. 왕밀은 다시 "늦은 밤입니다 이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이 때 양진이 "천지, 신지, 아지, 자지(天知神知我知子知)라, 어찌 아는 사람이 없단 말인가" 하고 힐책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왕밀이 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하고 물러났습니다. 사지(四知)는 하늘이 알고, 귀신이 알고, 내가 알고, 네가 안다는 뜻입니다. 후한서에 나오는 말입니다. 아무리 뻔한 옛날 얘기라 하더라도 양심이 찔리는 사람도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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