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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토론

[찬반토론] 전문자격사 간 동업 허용 - 찬성

이정훈 변호사(법률사무소 연우)

  대한변호사협회가 변호사와 법무사·변리사·세무사 등 법조인접 자격사의 동업 허용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법률신문 2012년 3월 19일자 1면 참조). 하지만 재야법조계에서는 변호사와 다른 자격사의 동업을 허용하면 변호사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고객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찬성론과 변호사의 윤리가 훼손되고 일감이 줄어들어 변호사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진다는 반대론이 팽팽이 맞서고 있다. '변호사와 법조인접 자격사의 동업 허용'을 주제로 찬반의견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1. 전문자격사 동업 제도에 대하여

'전문자격사 동업 제도'는 영문으로 'MDP(Multi-Disciplinary Practice)'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09년 이후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공청회 등을 통해 동업제도 도입 주장이 있었고, 2010년 11월 대한변협이 '변호사와 유사 자격자간 동업' 을 주제로 하는 세미나를 개최한 일이 있었다.

세계적인 추이를 보면, 독일의 경우 1994년 변호사법을 개정하여 변호사와 변리사, 세무사, 회계사 등 법률관련 전문 자격사 간의 동업사무소 개설을 허용하였고, 호주의 뉴사우스웨일즈 주에서는 같은 해 전문자격사 동업제도(MDP)와 법률회사에 대한 비변호사의 투자 및 기업상장까지 허용하여 현재 2개의 호주 로펌이 호주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다.

이후 영국은 2007년 법률서비스법(Legal Service Act)을 제정하여 Solicitor, Barrister, 법무사(Legal Executives), 변리사(Patent Agents) 등과의 동업을 허용하고 법률회사의 기업화, 외부 투자 허용 및 기업상장이 가능한 대체영업구조(ABS, Alternative Business Structure)를 전면적으로 허용함으로써 전세계 법조계에 큰 충격파를 던져 주었다.

법무부는 2011. 12. 법무부 산하에 변호사제도개선위원회를 만들어 2012년 중 국회에 제출할 변호사법 개정안을 논의 중인데, 현재 전문자격사 동업 허용문제가 가장 핵심적인 안건으로 되고 있다. 현재 법무부 및 대한변협에서 논의되고 있는 동업허용(안)은 독일 형의 제한적 MDP로, "(1) (회계사를 제외한) 변리사, 법무사, 세무사, 노무사, 관세사와 동업 허용 (2) 동업사무소에서 변호사의 지분을 3분의 2 이상 보장'을 그 골자로 하고 있다.

2. 제한적 동업제도 허용에 적극 찬성하는 이유

본인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변호사와 법률관련 전문자격사 간의 제한적 동업제도 허용에 적극 찬성한다.

첫째, 최근 매년 배출되는 신규 변호사 인력이 2배 이상 급증함으로 인하여 젊은 신규 변호사들 간에 절망적인 취업난과 경영난이 벌어지고 있는바, 전문자격사 동업제도는 변호사 시장을 인접직역 시장까지 확대함으로써 현재의 곤란을 돌파할 수 있는 가장 획기적 방안이다.

최근 젊은 변호사들이 지역주민 근거지에 개업을 하는 경우에, 변호사와 세무사, 법무사, 변리사 등이 공동 공간을 활용하여 사무소를 개설하고 'OOO 종합법률사무소'라는 이름을 활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전문자격사 간 동업을 허용하게 되면 지역주민들에게 '변호사-변리사-법무사-세무사 간 one-stop service'를 제공할 수 있게 되고, 지역에 기반을 둔 세무사 및 법무사들의 고객 망을 공유할 수 있게 되어 젊은 변호사들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둘째, 전문자격사 간의 동업문제는one-stop service를 희망하는 법률수요에 대하여 현재와 같이 변칙적인 운영형태를 통하여 충족시키는 대신에 적법하게 동업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양성화함과 동시에, 법률서비스를 보완해 줄 수 있는 부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법률서비스의 경쟁력과 서비스의 질을 향상 시킬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셋째, 전문자격사간 동업 문제에 대한 법조계의 주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우리는 이미 로스쿨 도입 당시 정부와 시민사회의 요구에 소극적, 방어적인 태도로만 일관하다가 실리와 명분을 모두 잃어버린 경험이 있다. 지금 한국의 법조계가 신속히 선제적으로 제한적 MDP 제도를 도입한다면, 영국형의 전면적 ABS, 즉 변호사 아닌 일반 기업이나 금융기관, 개인들의 법률회사 지배를 막을 수 있다. 그러나 한국 법조계가 방어적인 태도로 일관한다면 법무부가 아닌 경제부처와 재계의 주도로 영국형 ABS가 강제적으로 도입되는 사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동업제도 허용 반대론의 주된 논거는, '타 자격사와의 동업이 허용되면 변호사 자격의 존엄성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변호사 직역의 공공성과 존엄성에 관한 주장은 당연히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변호사가 과거처럼 1년에 100명, 300명만 배출되던 시기가 아니라, 갑자기 매년 2,000명 이상 배출되고 변호사 미취업자, 실업자를 양산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변호사의 존엄성을 위해서 동업제도의 도입을 반대하는 것은 다소 현실성이 떨어지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변호사 숫자의 폭발적인 증가, 법률 시장의 개방은 이미 장래의 일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의 사실이며, 이러한 사실들은 어떠한 형태로든 법률 서비스 시장의 변화를 강요하게 될 것이라는 점은 확실히 예견가능 한 사실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그 변화가 어떻게 이 법률서비스 시장을 변화시킬 것인지를 알 수 없다는 사실은 우리를 두렵게 하는 근원이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도전해야 할 대상은 예측할 수 없는 변화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예측 가능한 변화를 만드는 행동이라고 할 것이다.

MDP 제도의 도입에 대한 찬성과 반대의 논리는 모두 제도 도입이 가져올 변화에 근거해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예측 가능한 변화를 만드는 행동을 하여야 한다. 우리는 이 논쟁을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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