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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이야기

[한자이야기] 고소(告訴)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최근 들어 고소가 유달리 많아졌습니다. 서로 타협하고 양보하면 좋을 터인데 말입니다. 모두가 이해 관계 때문인가 합니다. 사람 관계를 이해로 계산하면 삭막해지기 마련입니다. 부자 간에도 이해 관계로 따지기 시작하면 인륜에 벗어나는 일이 생기기 쉽습니다. 어느 시골 마을에서도 개발 때문에 지가가 올라 형제간에 고소건이 생겼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러니 고소는 이해와 직결된 문제입니다.

법적인 해석으로 고소는 피해자가 수사기관에 범죄사실을 신고하여 범인의 소추를 구하는 의사표시입니다. 그러니까 범죄 사실이 있고 피해자가 있고 수사기관이 있어야 고소가 이루어집니다. 그러고 보면 가족 관계나 가까은 사이에서는 생길 수 없는 일일 것 같은데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하기야 고소란 피해자가 직접 가해를 당한 경우이지만, 간접적인 피해를 입은 경우도 사건이 됩니다. 이웃 사람이 법을 어기든 말든, 직접적인 해를 입은 것이 아닌데도, 그것이 고소의 건이 되어 큰 사회 문제로까지 확산되는 것을 요즘에야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 생활에서 돌아봐야 할 일이 많습니다. 잘못하면 고소 천국이 될 수도 있겠다 싶어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고소(告訴)는 알릴 고(告)에 호소하다란 뜻의 소(訴)가 모인 단어입니다. 글자대로는 알리고 호소한다는 말입니다. 그것을 법을 집행하는 기관에 하는 행위가 고소입니다. 고(告)는 소를 잡아놓고 중얼거리며 비는 모습의 글자이고 소(訴)는 말씀 언(言)에 물리칠 척(斥)이 합한 글자입니다. 말로 억울함을 호소하여 물리친다는 의미가 들어 있습니다. 그러나 고소를 한다고 해서 이 모두가 만족하게 해결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고소가 성행하는 것은 세태의 반영인가 합니다.

그래서 도둑을 잘 잡는 수사관보다 도둑이 생기지 않게 지도하는 교사를 높이 치듯이, 고소문제를 잘 다루는 명판결보다 사전에 고소가 나지 않게 하는 사회 분위기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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