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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학습된 무기력을 극복해야

이남철 법무사(법무사협회 법제연구위원)

우수(雨水)ㆍ경칩(驚蟄)을 넘어서 춘분(春分)도 지났건만, 겨울이 아직도 남은 역할을 하듯 아침저녁으로 싸한 기운으로 사람의 정신을 깨워주고 있다.

4마리의 원숭이들을 한방에 넣었다. 그리고 긴 장대의 꼭대기에 바나나를 매달아 두었다. 배고픈 한마리 원숭이가 그것을 먹으려고 장대를 타고 올라가자, 샤워기에서 찬물이 뿌려졌다. 깜짝 놀란 원숭이는 물세례를 받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나머지 원숭이들도 바나나를 먹으려고 시도를 했지만 장대를 오를 때마다 번번히 찬물이 쏱아졌다. 여러번 반복되자 원숭이들은 바나나를 따려는 시도를 하지 않게 되었다. 이제 한 마리를 새로운 원숭이로 교체하였다. 신참 원숭이가 바나나를 보고 장대위로 올라가려고 했다. 그러자 고참원숭이들이 다가가 소리를 질렀다. 고참들의 메시지에 위축된 신참은 결국 포기를 하게 되고, 그 이후부터 차례로 한 마리씩 새로운 원숭이로 교체되었는데 포기현상이 반복되었다. 그후 모든 멤버의 원숭이가 교체되고 샤워기가 제거된 후에도 어느 누구도 감히 장대에 오르려고 하지 않았다. 아무 이유도 모른 채 어느새 장대위의 바나나는 금기의 대상이 된 것이다. 

이는 경영계의 석학 게리 하멜(Gary Hamel, 1954 ~ )과 C.K. 프라할라드(C.K. Prahalad, 1941~2010)가 공동으로 저술한 'Competing For The Future(시대를 앞서는 미래경쟁전략)'이라는 책에 소개된 이야기다. 경영자들의 잘못된 선례구속과 학습된 무기력현상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위의 이야기와 상반된 원숭이에 관한 이야기도 있다. 일본 미야자키현의 어느 섬에 있는 '이모(Imo)'라는 원숭이는 다른 원숭이가 고구마의 흙을 손으로 털어서 먹을 때 물에 씻어먹었고, 다른 원숭이가 모래에 섞여있는 밀을 골라먹지 못할 때 물에 던져 손쉽게 구분하여 건져먹었다. 시간이 흐르자 나머지 원숭이도 따라했다. '이모'의 혁신적인 행동에 동조자들이 점차 많아져 조직의 문화가 바뀌었는데, 오래된 선례에 구속된 일부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저자 송인혁이 쓴 '화난 원숭이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라는 책에서 소개된 이 이야기는 조직의 진정한 혁신은 리더보다 추종자에 의해 일어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올해 총선도 있고 대선도 있지만, 법무사 업계에서는 대한법무사협회의 협회장선거가 약 한달 앞으로 다가와 있다. 법조계 전반의 문제이긴 하지만 특히 법무사는 밖으로 엄청난 도전과 지나친 경쟁에 내몰려 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국민들로부터 사랑과 신뢰받는 법조4륜의 한축으로서 제기능과 역할을 다하는 법조인으로 자리매김되어야 한다. 

향후 개최될 각 지방총회가 창조적 비젼과 실천력을 겸비한 지도자를 모시는 축제의 공간이자, 학습된 무기력과 잘못된 선례를 극복하는 혁신의 시간이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