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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이야기

[한자이야기] 선거(選擧)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선거(選擧)철입니다. 총선이라 하여 나라의 대표를 전국적으로 뽑는 일입니다. 이들이 앞으로 4년 간 지역과 나라를 위해 봉사할 사람들입니다. 이들을 각 가정에서 가장(家長)과 견줄 수 있을 듯합니다. 가장이 중요하듯이 나라나 지역의 대표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가장은 우선 가정을 잘 다스려야 합니다. 부모를 잘 받들어 모시고 자녀들을 잘 거느려야 합니다. 그리고 이웃과 사회와의 관계도 잘 맺어야 합니다. 관계를 잘 맺으려면 평소에 덕스러워야 하고, 일 처리에 견문이 넓고 합리적이어야 합니다. 이런 사람이 가정을 이끌어야 집안이 형통하듯이 나라의 대표도 이런 사람이 뽑혀야 합니다.

사람을 평가할 때 우리는 그가 걸어 온 길을 살펴 봅니다. 그의 경력을 보면 대강 그 사람됨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의 경력 속에 그의 역량이 드러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그가 앞으로도 어떤 일을 더 할 수 있을지 알 수 있습니다. 선거란 그래서 잘 선택해야 합니다.

선거(選擧)의 선(選)은 가려 뽑다라는 뜻입니다. 이 선(選)자의 모양을 보면 사람(己己) 둘이 걸어서() 탁자나 단() 위에 올라 꿇어 앉아 선택받기를 기다리는 모습입니다. 옛날 임금이 벼슬을 내릴 때도 이렇게 간택을 하였습니다. 오늘날은 임금 대신에 국민들이 가려 뽑는 것이 다를 뿐입니다. 거(擧)는 들다,일으키다의 뜻입니다. 더불 여(與)에 손 수(手)가 합해진 글자입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손을 모아 드는 것이 거(擧)의 뜻입니다. 그래서 국어 사전에서도 선거(選擧)를 일정한 조직이나 집단의 구성원이 그 대표자나 임원을 여럿 가운데서 골라 뽑는 일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국민들이 주인이 되어 뽑는 것이 분명한데 그 결과를 보면 알지 못할 힘이 작용했음을 왕왕 느낍니다. 선거에는 바람이 있다는 것이 그런 뜻인가 합니다. 어느 선배 정치가 말씀입니다. 초년병 시절에 출마하였다가 고배를 마시고, 허탈한 심정을 달래느라 평소 다니던 기도처의 대문을 붙들고 한없이 울었다고 합니다. 아무도 없는 밤이라 본 사람도 없었답니다. 이를 계기로 그는 마음의 평안을 얻게 되었고, 다음 선거부터 당당히 당선되었다고 합니다. 꼭 믿어서가 아니라 인생사에는 이처럼 알지 못하는 손의 큰 힘이 작용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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