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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그의 전략적 비전

신봉철 변호사(법무법인 이산)

375년 전 이맘때인 1637년 음력 1월 30일 삼전도에서 41세인 조선 왕 종(倧)은 남색 물들인 옷을 입고 황색 장막 아래 앉아 있는 44세인 청 칸 홍타이지의 진 앞에 섰다. "지난 일을 말하자면 길다. 용기를 내 왔으니 기쁘다"라고 말을 전하는 홍타이지 부하에게 "천은망극"이라고 말했다. 안으로 들어가 단 아래에서 3번 절했다. 한 번 절할 때마다 머리를 3번씩 바닥에 조아렸다. 한참 후 홍타이지의 부하가 담비가죽옷을 그에게 건네면서 "당초 주려고 가져왔는데 의복제도가 달라 감히 입도록 강제하지 못하니 단지 정의(情意)를 표할 따름이다"라고 홍타이지의 말을 전했으나, 그는 이를 입고 뜰에 들어가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조선은 무력 앞에 굴욕적으로 명(明)에서 청(淸)으로 줄을 바꿔 섰다.

카네기재단 예측에 의하면, 2025년 국내총샌산(GDP)은 미국 19.48조 달러(1인당 54,503달러), 중국 16.12조 달러(1인당 11,096달러), 일본 5.56조 달러(1인당 47,163달러)이고, 2050년에 미국 38.65조 달러(1인당 88,029달러), 중국 46.27조 달러(1인당 32,486달러), 일본 6.22조 달러(1인당 66,361달러)다. 유엔 예측에 의하면, 2050년 인구는 미국 약 4억 명(2010년보다 약 0.9억 명 증가), 중국 약 14억 명(2010년보다 약 0.5억 명 증가), 일본 약 1억 명(2010년보다 약 0.26억 명 감소)이고, 미국 중앙정보국(CIA) 예측에 의하면, 인구 중 65세 이상은 2050년 미국 21.6%(2010년 13%), 중국 23.3%(2010년 8.2%), 일본 37.8%(2010년 22.6%)다.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는 이달에 낸 책 '전략적 비전'에서 미국의 글로벌 우위에 의한 현상에 의존하는 지정학적 취약 국가 8개가 이제 소멸 위기라고 말했는데 한국은 그 중 하나이다. 다음은 그의 말이다.

"미국이 쇠퇴하면 한국은 고통스런 선택을 해야 한다. 중국의 지역패권을 받아들여 중국에 더욱 의존하든지 아니면 … 일본과의 더욱 강한 관계를 찾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강한 지원 없이 일본이 중국에 대항할 것인지는 기껏해야 의문이다.", "미국의 쇠퇴는 미국 핵 우산에 대한 신뢰에 심대한 위기를 촉발할 것이다. 미국의 확장 핵 억지에 의존하는 한국은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서서히 퇴조하는 것을 보면 자체 핵무장 또는 중국, 러시아의 확장 핵 억지에서 안전을 찾아야 할 것이다.", "한국은 잠재적으로 위협받고 분단되어 있는 한, 미국의 안전보장에 의존하는 것 이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 … 결국, 평화통일 이슈가 등장할 때 중국의 역할은 아마 단계적 통일을 용이하게 하는 데 매우 중요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국은 중국이 돕는 민족통일과의 거래로서 받아들여질, 미국 특히 일본과의 동맹 수준을 축소하는 정도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전 세계 많은 정책결정자들이 브레진스키의 글을 읽는다. 그래서 그의 전망은 전망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브레진스키가 말한 그 때가 온다면 한국인들은 17세기 전반과 달리 굴욕적이지 않고 실리를 취하며 나아가 그 때를 통제할 힘을 가져야 한다. 한국 연예와 성형수술이 외국인들 특히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데 앞으로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법의 지배(rule of law)가 한국에서 더욱 다듬어져 그 때가 오기 전에 동아시아 사람들 마음을 사로잡아 그것이 한국인들의 정치적 힘이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