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한자이야기

[한자이야기] 영화(映畵)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도가니'라는 영화가 주목을 받더니 또 '부러진 화살'이라는 영화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부러진 화살은 실화를 소재로 하였다 하여 더욱 관심을 갖는가 합니다. 영화란 누구나 좋아하는 오락물로, 대리 만족이나 간접 경험을 맛보게 함으로써 대중과 친숙한 예술 장르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관객 중에 영화적 내용이나 주제를 실제 현실로 혼동하는 경우도 간혹 있습니다. 영화 내용이 아무리 실제 사건과 흡사하다 하더라도 그것은 예술가가 예술적 의도로 만든 허구의 세계입니다. 허구란 꾸며진 거짓이라는 말입니다. 현실과 영화 속의 현실을, 독자나 관객이 구분할 수 있어야 올바른 영화 감상을 할 수 있습니다.

소설가나 시나리오 작가가 법관이 아니듯이, 영화 감독도 예술가이지 다른 무엇이 아닙니다. 영화는 부수적으로 현실 비판적 기능이 있을 수는 있어도 그것은 본질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소설가는 작가이고 영화감독은 시나리오를 재해석하는 연출가입니다. 작가나 연출가는 현실을 바탕으로한 상상의 세계를 그럴 듯하게 표현해 내는 예술가일 뿐입니다.

아무리 이름난 화가가 그린 풍경화라 하더라도 그 그림은 하나의 예술 작품이지 현실의 풍경 그 자체가 아님과 같습니다. 모든 예술이 다 그러합니다. 관객들은 그런 예술작품을 통하여 감동을 받고 그 결과 한 차원 높은 정신 세계를 고양시켰으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5,60년 대 고무신부대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습니다. 극장 출입을 하는 관객을 지칭하여 생긴 말입니다. 이들이 영화 내용의 현실과 실제적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여, 비극적인 주인공을 동정하여 극장이 눈물 바다가 되곤하였습니다. 이런 현상이 안방 극장인 TV로 옮겼다가 픽션(허구)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어 드라마와 실제가 다른 것임을 누구나 구분하게 되었습니다. 예술은 그런 것입니다.

영화(映畵)는 비출 영(映)에 그림 화(畵)가 합하여 만들어진 말입니다. 곧 그림이 움직이는 영상(映像)에 나타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영(映)은 태양(日)이 하늘 중앙(央)에서 비추는 형상에서 나온 글자이고 화(畵)는 붓(聿)으로 밭(田)의 둘레를 긋는다는 뜻에서 그리다, 그림의 뜻이 나왔습니다.

이 영화는 과학과 예술이 합해진 종합 예술입니다. 거기다가 감독이 예술적 의도를 가지고 영상을 만들고 시나리오를 해석합니다. 그러므로 아무리 현실 소재를 바탕으로 했다하더라도 영화는 영화 예술일 뿐입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