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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이야기

[한자이야기] 징계(懲戒)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변호사에 대한 징계(懲戒)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대한변호사협회가 발표문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어느 분야,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자정 노력은 있어 왔습니다. 변호사업계라고 예외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도층 스스로가 자신을 단속하는 일은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변협의 용단은 높이 살 만한 일입니다.

징계(懲戒)는 허물을 뉘우치도록 경계한다는 뜻입니다. 이것이 법에서 사용되면 그 의미가 더 엄격해지리라 생각됩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허물이나 과실이 없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가능하면 그 잘못을 없이 하거나 줄여 보자는 것이 그 목적일 것입니다.

징계(懲戒)의 징(懲)은 잘못에 대하여 '혼내주다'는 뜻의 글자입니다. 이 징(懲)은 부를 징(徵)과 마음 심(心)이 합해진 글자입니다. 불러서 마음을 고치도록 타이른다는 의미입니다. 계(戒)는 조심하고 '경계하다'라는 뜻입니다. 이 계(戒)는 창 과(戈)와 두 손 맞잡을 공()이 합한 글자입니다. 두 손으로 창을 잡고 경계하는 모습의 글자입니다.

징계(懲戒)와 관련하여 문득 2000년 전, 항우의 부하였던 정공(丁公)이 생각납니다. 정공은 우수한 장수였습니다. 천하를 두고 항우와 유방이 다투던 때 유방을 결정적으로 살려준 공이 있었습니다. 항우에게는 큰 배신이었지요. 뒷날 유방이 항우를 격파하고 천하를 제패했습니다. 그 때 정공이 유방을 찾아 왔습니다. 옛날의 은공을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당연히 옛 공을 생각하고 알맞은 예우를 하리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유방은 그를 배신한 역적이라고 질타하고 그의 목을 베었습니다. 항우를 배신 한 자라는 것입니다. 은혜를 기대했던 정공에게 남의 신하된 자의 배신을 징계한 것입니다. 이를 본 유방의 신하들이 크게 움추렸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유방이 한나라를 400년 간이나 유지하게 할 수 있었던 배경에 유방의 리더쉽이 있었음을 알려 주는 장면입니다. 오늘날도 이리저리 양다리 걸치는 모리배를 올바로 징계(懲戒)할 줄 아는 유방의 리더쉽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지도자란 이런 철학이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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