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한자이야기

[한자이야기] 죄수(罪囚)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항간에, 선거 과정에서 일어난 후보자 간의 비리 사건에 대한 재판 결과를 두고, 납득하기 어렵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돈을 준 사람은 벌금형을 받아 현업에 복귀하고, 돈을 받은 사람은 징역형을 받아 그대로 형을 살고 있으니, 불공평한 판결이라는 시각입니다. 돈을 주거나, 받은 것이 법률적으로 어떤 형벌에 해당하는 지는 법관의 판단에 따르겠지만, 동일 사건에 연루된 두 피고를 두고는 서로에게 법률적 판단이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유가 적절한 지 모르겠으나 성직자가 똑같은 교리를 두고 서로 다른 잣대로 상반되게 적용, 해석하여 신앙 생활을 하는 신자들에게 일방적으로 처리한다면 이를 납득하지 못하는 신도도 있을 것입니다. 교사가 학생을 체벌할 때도 그렇습니다. 똑같이 위반한 사건을 두고 누구는 회초리로 때리고, 누구는 몽둥이로 벌한다면, 잘못을 저지른 데 대한 반성보다, 처벌에 대한 불평이 더 클 것입니다.

문학 평론가가 작가들의 작품을 비평할 때도 엄격한 기준이 있습니다. 아무나 평론가가 될 수 없는 것도 이 기준을 잘 적용하는 전문가로서의 자격을 갖추어야 남들이 인정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작품을 해석할 때도 의미(意味)와 의의(意義)를 엄격하게 구별하고 이를 지키고 있습니다. 의미는 작품이 지닌 고유한 뜻을 잘 파악하는 일이고, 의의는 작품을 읽은 평론가의 개별적인, 다양한 생각을 말합니다. 평론가의 다양한 반응은 자유로울 수 있지만, 의의(意義)를 의미(意味)로 제시할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문학이 있고, 인문학 교육이 있는 것입니다.

죄수(罪囚)는 죄를 저지르고 감옥에 갇혀 지내는 사람입니다. 글자 풀이로 볼 때, 죄(罪)는 '허물', '형벌'등의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그물을 뜻하는 망()과 물고기의 지느러미 또는 새의 날개를 뜻하는 비(非)가 합한 것으로 물고기나 새가 그물에 걸린 것처럼 사람이 허물을 저지른 것을 말합니다. 또 수(囚)는 '가두다' 의 뜻입니다. 글자 모양만 봐도 사람이 사각의 테두리 안에 갇혀 있는 형상입니다. 작은 공간에 가두어 두고 자유를 구속하는 것이 수(囚)자에 담긴 뜻인가 합니다.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