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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이야기

[한자이야기] 조문(弔問)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조문(弔問)은 죽은 사람의 유족을 찾아가서 고인에 대해 함께 슬퍼하면서 위로의 말을 전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 문상(問喪) 또는 조상(弔喪)이라고도 합니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친족은 물론이고 가까운 사람이 상을 당하면 정중하게 애도를 표하는 관습이 있습니다. 그러면 상주(喪主)는 최선을 다해 접빈을 합니다.

예로부터 상을 치름에는 절도있는 접빈이나 화려한 장례 절차 보다는 소박하더라도 곡진한 슬픔이 드러나야 한다고 합니다.

조문(弔問)의 조(弔)는 조상하다는 뜻입니다. 이 글자는 활 궁(弓)에 뚫을 곤()이 합해졌습니다. 조문할 조(弔)가 활(弓)과 화살()로 만들어진 것은 장례 제도와 관련이 깊습니다. 장례 제도는 각 지방의 관습에 따르는 것인데 특히 기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인도 같은 더운 지방은 화장(火葬)을 주로하고, 반대로 추운 지방에는 시신을 골짜기에 져다 버리는 유습이 있었다고 합니다.

부모의 시신을 버린 골짜기를 지나던 자식이 있었습니다. 그 때 부모의 시신을 파먹는 독수리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마에 땀이 흐른 것은 물론입니다. 그는 당장 활을 가져다 시신에 다가오는 독수리를 향해 화살을 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본 친척들도 활을 가지고 와서 밤을 세우며 독수리를 지켜 준 것이 문상의 유래라고 합니다. 조(弔)는 그렇게 생긴 글자입니다.

묻는다는 뜻의 물을 문(問)은 문(門)과 구(口)가 합해진 글자입니다. 문(門)은 두 개의 문짝을 상형한 것임은 물론입니다. 사람이 대문 가운데 서서 큰 소리로 부르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 문(問)입니다.

연말연초(年末年初)에 북쪽 김정일의 사망으로 조문 문제가 우리 정치권으로 파급되었습니다. 남북 관계란 원래 예민한 문제라 이 번에도 상당한 파문이 일었습니다. 조문을 가겠다는 단체도 있고, 가야한다는 여론도 극소수나마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를 정부 당국이 현명하게 판단하여 통일부 장관의 성명으로 해결한 것은 근례에 보기 드문 통치 효과였습니다. 크게 포상을 내릴 만한 대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남남갈등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 무리없이 해결한 것은 크게 칭찬받을 만한 일입니다. 이를 보면 우리 사회에 나타나는 갖가지 혼란상도 치유할 해결책이 있을 듯합니다. 소통이 잘 되고, 좋은 의견을 수용, 판단할 수장(首長)이 있으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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