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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이야기

[한자이야기] 관습(慣習)

김경수(중앙대 명예교수)

관습(慣習)은 특정 사회에서 예부터 지켜 내려 오는 생활상의 습관이나 풍속을 말합니다. 이 습관이나 풍습을 잘 정리한 것이 소위 관습법입니다. 관습법은 관습에 근거를 두고 사회 통념으로서 성립하는 법, 입법 기관의 법 제정이 없어도 법의 효력이 인정되고 있는 법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관습(慣習)에 쓰인 관(慣)은 버릇이라는 뜻이고 습(習)은 익히다라는 뜻입니다. 글자대로는 버릇이 익숙해 버린 것이 관습(慣習)입니다.

글자를 분석해 보면 관(慣)은 마음 심()과 돈 꿰미 관(貫)이 합한 것입니다. 이 관(貫)은 꿰다 통하다라는 뜻의 관(貫)이 변한 글자인데 "마음이 꿰어지다" "마음이 통하다"의 뜻이 익숙하다라는 의미로도 쓰여지면서 버릇으로 굳어졌습니다. 습(習)은 깃 우(羽)에 흰 백(白)이 합한 글자입니다. 알에서 깬 새 새끼의 흰(白) 깃털(羽)이 자라 하늘을 나는 날개가 되도록 얼마나 많은 연습을 해야 하는지 모릅니다. 습(習)은 그래서 익히다 라는 뜻으로 쓰입니다.

7, 8년 전입니다. 중국 연변에 있는 어느 대학에 여름 강좌를 맡아, 봉사차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그 곳은 우리와 달리 철저한 사회주의 체재라 교수와 학생의 구분이 없었습니다. 식당에 가도 순서대로 열을 서야 하고, 컴퓨터를 사용하려 해도 순서대로였습니다. 우리 같으면 교수와 학생이 이용하는 식당에 구분이 있고 설사 교수가 좀 늦었다 하더라도 학생이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 당연한 것인 줄 알았습니다. 관습(慣習)이 바뀌니 이처럼 불편했습니다.

법도 그렇습니다. 익숙한 법을 두고 새로 개정하면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 진(秦)나라 효공 때의 일입니다. 당시 진효공은 중국 여러 제후국으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는 처량한 처지였습니다. 그는 진(秦)을 위하여 인재를 널리 찾았습니다. 그 때 나타난 사람이 위(衛)나라의 공손앙(公孫?)입니다. 공손앙(公孫?)은 효공을 도와 진을 부국강병(富國强兵)의 나라로 발전시킨 인물입니다. 초기의 법가(法家)라 할 수 있습니다. 그가 진을 위하여 제일 먼저 한 것이 법을 개정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러자 전국민의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새로 만든 법이 익숙하지 않고 불편하다는 것입니다. 온갖 저항을 극복하고 진(秦)의 기강을 법으로 세운 것이 위앙(衛)입니다. 그는 관습을 변법으로 개혁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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