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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이야기

[한자이야기] 법치(法治)

김경수(중앙대 명예교수)

법치(法治)는 정부의 수반이 국가를 통치함에 있어, 정해진 법률에 따라 다스리는 것을 말합니다. 사회가 복잡한 고로 법 이외에 다스릴 방법이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법률이 정해진 것은 극히 근자의 일이므로 그 이전에는 덕이 높은 사람이 주관적으로 다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무리 덕이 높고 공정한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행위의 주체가 사람이 되면, 법을 집행함에 공정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편법(便法)이라는 말이 나오고, 대가성이 있느니, 없느니라는 논란이 계속되는가 합니다.

사람이 한 것이라고 하여 인위(人爲)라는 좋은 말이 생기더니 어느 틈엔가 인위(人僞)라는 말도 생겨났습니다. 이 때의 위(僞)가 거짓이라는 뜻이기 때문에 자연적이 아닌 인공적인 것은 아무리 신묘하더라도 사람이 만든 거짓스러움이 담긴 가짜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조심할 일입니다.

법치(法治)에 쓰인 치(治)자도 물 수()변에 기를 이(台)가 합한 글자입니다. 중국의 황하가 자주 범람을 하므로 물을 잘 다루다에서 다스리다라는 뜻이 나왔습니다. 이(台)는 음이 '태'도 있고 `'이'`도 있는데 기르다 다루다 기쁘다라는 뜻일 때는 `이`로 읽어야 합니다. 법(法)에도 물 수()변이 있고 치(治)에도 물 수()변이 있는 것으로 보아 법치(法治)는 근본적인 뜻이 물의 속성을 닮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은 제 가는 길을 터 주어 높은데서 낮은 곳으로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하는 것이 으뜸입니다. 법으로 다스림도 작위적인 것보다는 만인에게 통하도록 상식에 합당하도록 하는 것이 법치(法治)에 담긴 뜻인가 합니다.

공자도 일찍이 송사(訟事)에 대한 견해를 밝힌 바 있습니다. "송사를 처리하자면 나도 남만큼 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반드시 사람들로 하여금 송사함이 없도록 하겠다(聽訟 吾猶人也 必也使無訟乎)"가 그 말씀입니다. 참으로 뛰어난 말씀이 아닌가 합니다. 명판결을 자랑할 일이 아니라 그런 판결의 원인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을 법의 잣대로만 다스리고, 정해진 형벌로 한결같이 처리한다면 요행히 모면한 경우는 부끄러워함이 없다고도 하셨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덕으로 계도하고 예로서 다스려 주면 설사 징벌에서 모면했더라도 마음에 부끄러움이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법치와 인치를 두고 논의가 있겠지만 결국은 사람의 양심이 문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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