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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이야기

[한자이야기] 형량(刑量)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형량(刑量)은 형벌의 정도를 말합니다. 이는 범죄를 저지른 죄인이 복역해야 할 기간을 말하는 것입니다. 죄를 짓고 그 댓가를 치르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형량의 결과를 두고 재판의 공정성을 들먹이는 사람을 간혹 봅니다. 유전이어서 무죄라는 억지를 부리는 식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같은 죄목이고 범행의 성격이 비슷하면 형벌이 똑같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얼핏 들으면 일리가 있어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흉기로 상대를 찔렀다고 하더라도, 그 수많은 경우가 있습니다. 이들이 모두 똑같은 형벌을 받는 것이 과연 공평한 것일까요 흉기로 찌르게 된 동기나 당시의 상황은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요. 흉기를 미리 준비하고, 계획적으로 사건을 일으킨 경우도 있고, 순간적인 실수로 흉기를 휘두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피해자와 가해자가 어떤 사람이냐가 형량을 정하는데 크게 영향이 미치는 것이 상식입니다. 초범일 수도 있고, 상습적일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그러기에 법관은 고도의 전문성과 경륜이 있어야 하고, 비슷한 사건이라 할지라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일입니다. 이를 일률적으로 형량을 정한다면 유능한 법관이 없어도 될 듯합니다. 법관은 법과 양심에 따라, 판결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법치의 근간이고 재판의 존엄성입니다.

형량의 형(刑)은 '형벌'의 뜻으로 널리 쓰입니다. 국가가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게 강제적으로 제재(制裁)를 가하는 것이 형벌(刑罰)입니다. 형(刑)자를 보면 재미있게 만들어졌습니다. 우물 정(井)에 칼 도()가 합한 모양입니다. 마치 죄수의 목에 형틀을 맨 듯한 형상입니다. 그 형틀(井) 속에 사람(人)이 갇힌 모습이 본래의 형(刑)의 상형입니다. 뒷날 사람 인(人)이 칼 도()로 바뀐 것이 형(刑)입니다.

량(量)은 헤아리다라는 뜻입니다. 이는 일(日)과 중(重)이 합한 글자인데 일은 중을 헤아리는 되의 상형이라 합니다. 이 되(日)로 무개를 헤아린다 하여 평가하다, 측량하다라는 뜻으로 되었습니다. 형량(刑量)은 형벌의 기간을 말합니다. 이는 형벌을 가늠하는 양형(量刑)과는 뜻이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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