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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이야기

[한자이야기] 이혼(離婚)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혼인 관계를 끊고, 남녀가 이별하는 것이 이혼(離婚)입니다. 이혼은 서로 합의하거나 재판을 청구해 법률적인 판단을 얻어야 유효합니다. 이혼은 그 이유가 복잡하고, 남들로서는 관심이 크지 않을 수도 있지만 당사자들의 고통은 천지가 무너지는 아픔일 것입니다. 몇 해 전에 들은 통계이긴 하지만 어느 지방의 공단이 있는 지역의 일주일 간 이혼 청구 건수가 100건이 된다고 하여 놀란 적이 있습니다. 과거에도 이혼 사유는 분명히 있었을 터인데 오늘날과는 그 숫자가 비교되지 않을 만큼 적었던 것은 왜인지 궁금합니다. 결혼이 사회적 계약이고, 이 계약은 파기할 수도 있기는 하지만 이는 물질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 계약과는 그 성질이 다릅니다.

고려 충렬왕 때, 원 나라가 약소국인 고려에 처녀 140명을 바치라는 명령을 해 왔습니다. 당황한 고려는 부랴부랴 결혼도감을 만들어 나라 전체에서 처녀들을 색출하여 바친 적이 있습니다. 이것을 시발로 하여 수시로 처녀를 조공 바치듯 바쳤습니다. 이것이 조혼(早婚)이 생기게 된 이유입니다. 처녀들이 나라를 떠날 때마다 각 가정이나 해당자들의 통곡 소리가 하늘을 찔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결혼이라는 말이 이 때부터 쓰인 것임을 결혼도감에서 알 수 있습니다.

이혼(離婚)의 이(離)는 끊다, 헤어지다 의 뜻입니다. 이 글자는 도깨비 리()와 새 추()가 합해진 것으로 도깨비같은 짐승을 새가 만나면 도망가거나 떠나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리(離)가 헤어지다로 되었습니다.

혼(婚)은 혼인하다의 뜻입니다. 계집 녀(女)에 어두울 혼(昏)이 합한 글자입니다. 교통이 불편한 예전에는 신랑이나 신부를 맞이하면 시간적으로 저녁이 됩니다. 혼(昏)은 해(日)가 저()와 합해져 물아래로 내려간 시간이란 뜻입니다. 그래서 혼인이 밤에 이루어졌습니다. 오늘날 밝은 대낮에 촛불을 켜고 식을 올리는 이유가 이에서 유래되었습니다. 구식 결혼에도 홀기(笏記)를 잡은 집례자가 있어 결혼 의식은 엄숙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이렇게 이루어진 결혼이 이혼으로 끝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처음에 신중해야 하고, 일단 한 뒤에는 참고 견뎌야 보람도 행복도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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