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한자이야기

[한자이야기] 조정(調停)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조정(調停)은 분쟁 당사자 사이에 법관 등 제 삼자가 들어서 양편의 양보와 합의로써 분쟁을 해결하도록 이끄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릇 사건에는 분쟁 당사자가 있고 두 당사자의 주장은 첨예하게 대립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원만히 타협하고 설득하려면 두 당사자의 이해가 조화롭게 조정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하여 서울중앙지법에는 조정 전담 부서가 있고 관계 전문가로 구성된 조정위원이 포진되어 있음은 모두 아는 일입니다. 요즈음은 이 조정위원 제도도 시대의 요구에 따라 배심원 제가 도입되는 등 점점 효율적인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고무적인 일입니다. 중요한 것은 시소 놀이에서 양쪽의 무게가 같아야 하듯, 저울의 양쪽이 조금도 기울어짐이 없게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해 주는 것이 조정(調停)입니다.

조(調)는 말씀 언(言)과 두루 주(周)가 합해진 글자입니다. 그러므로 조(調)는 말과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말을 하되 두루 고르게(周) 하는 것이 조(調)의 뜻입니다. 이 편이나 저 편이나 납득하고 이해되도록 부드럽게 말하는 것이 조(調)입니다.

정(停)은 사람 인(人)변에 정자 정(亭)이 합해진 글자입니다. 사람이 정자에 들러 쉬어 가듯이 머무르는 것이 정(停)의 뜻입니다. 사람도 왕성한 활동을 하다가도 일정한 나이가 되면 정년(停年)을 맞아 편안하게 머무르는 것이 정(停)입니다.

그렇게 보면 조정(調停)은 조(調)하고 정(停)하는 것이니, 말을 두루 고르게 하여 머물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중구난조(衆口難調)라는 말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의 입맛에 모두 맞추기가 어렵다는 말입니다. 큰 잔치를 치르려면 가마 솥에 국을 끓여야 합니다. 정성을 다하고 좋은 국거리를 넣어 양념하고 불을 때어 국을 끓입니다. 그런데도 누구는 싱겁다 하고 누구는 짜다고 하며 또 어떤이는 맵다고 하며 이마를 찌푸립니다. 국 하나 끓임에도 이러하거늘 이해 관계로 얽힌 사건을 조정(調停)하는 일이 그리 쉬울 리가 없습니다.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