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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이야기

[한자이야기] 관용(寬容)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관용(寬容)은 남의 잘못을 너그럽게 용서하거나 받아들임을 말합니다. 너그러울 관(寬)에 용서할 용(容)이 합하여 된 말입니다. 사람살이는 항상 자기 행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지만 때로는 잘못한 일에 편들어 주거나, 심지어 파격적으로 도와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비록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했다 하더라도 사람은 근본적으로 선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베푸는 일입니다. 사람은 예외없이 악하다고 하면 관용은 있기가 어렵습니다.

관(寬)은 너그럽다는 뜻입니다. 집이 넓다는 의미에서 너그럽다는 뜻이 생긴 글자입니다. 글자의 모양을 보면 집을 뜻하는 면()에 뿔()이 있고 눈(目)이 있고 발()이 있는 사슴이 꼬리()를 달고 있는 형태의 글자입니다. 이런 큰 짐승이 자유로이 다닐 수 있는 집이 관(寬)자의 의미입니다.

용(容)도 집 면()에 골짜기 곡(谷)이 들어 있는 모양입니다. 이도 크고 포용력이 있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그래서 온갖 모습을 담고 있는 표정을 지닌 것이 얼굴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관용(寬容)은 아무래도 윗 사람이 아랫 사람에게, 또는 강한 사람이 약한 사람에게 시혜를 베풀 때 생깁니다. 그러고 보면 법을 집행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과도 관련이 깊어 보입니다. 법은 엄정하고 발라야 합니다. 그래서 사사로은 인정이 끼어들 여지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관법(寬法)이라는 말이 있는 것을 보면 법에도 인정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관법(寬法)은 법 적용을 여유있게 하여 죄를 감하여 주는 것을 말합니다.

지적이고 장래가 촉망되는 법대생, 그러나 돈이 없어 삶을 포기해야하는 열악한 상황에 처한 그가 가진 건 돈밖에 없는 악덕 사채업자 노파를 살해하고 방황하다가 자수한 청년이 있었습니다. 죄와 벌에 나오는 라스꼴리니코프가 그 주인공입니다. 그에 대하여 관대한 형량을 선고한 법관도 인간에 대한 깊은 고심을 했음이 분명합니다. 살인죄에 비해 8년의 선고는 관대한 것이지요. 더구나 법을 전공하는 처지로는 질책보다는 칭찬이, 처벌보다는 관용이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