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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투자 중국법률] 중국의 골프장

김종길 변호사(법무법인(유) 태평양)

북경의 칭허완(淸河灣) 골프장은 올림픽경기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위치가 좋을 뿐아니라, 클럽하우스가 화려한 것으로 유명했다. 회원권값은 46.8만위안으로 시작하여, 계속 올라가 80만위안을 넘어갔다. 북경의 다른 골프장들은 대부분 회원권가격이 하락했는데, 회원권가격이 계속 오르다보니 이곳 회원들은 주변사람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게다가. 2010년에는 르짜오강철(日照鋼鐵)의 오너인 두쌍화(杜雙華)라는 중국부호가 3억여위안을 주고 칭허완골프장을 인수하여 더욱 유명해졌다. 두쌍화는 르짜오강철을 최고의 민영철강기업으로 키웠는데, 중국정부의 국유철강기업을 중심으로 대형화하려는 철강정책으로 인하여, 실적이 좋지 않은 국유기업 산동강철(山東鋼鐵)에 흡수당하는 아픔을 겪은 사람이다.

그런데, 최근 북경의 <신경보>라는 신문에서 칭허완골프장이 올림픽경기장 부근에 불법으로 국유토지를 점용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하더니, 국유토지 불법점용으로 1700만위안의 벌금을 납부했다는 소식도 터져나왔다. 급기야, 골프장을 폐쇄하였다는 말까지 들린다. 중국에서 골프장을 금지하고 규제하는 법규는 연이어 나왔지만, 실제로 폐쇄한 경우는 북경주변에서 거의 처음이 아닌가 싶다.

중국은 법규와 현실 사이에 괴리가 많은 나라이다. 법률법규에서 분명히 금지하는 일이 현실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진행되고 있고, 법률법규에서 분명히 허용하는 일이 현실에서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중국에서 이런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골프장이다.

중국정부의 골프장과 관련한 법규는 단순, 명료하다. 2004년 1월 10일의 <국무원판공청의 골프장신규건설을 잠정중단하는데 관한 통지>(국판발[2004]1호)가 있는데, 그 내용은 "2004년 1월 10일부터, 지방각급인민정부, 국무원각부서는 일률적으로 신규골프장건설프로젝트를 비준하여서는 아니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2006년에는 국토자원부 등에서 <금지용지프로젝트목록>에 '골프장'을 추가하여 골프장은 용지공급을 금지하는 프로젝트로 규정했다. 즉, 중국에서 골프장건설을 목적으로 회사를 설립할 수도 없고, 골프장건설을 목적으로 용지를 받을 수도 없다.

그런데, 중국골프장의 역사적 발전은 이런 법률법규와는 배치되게 진행되었다. 중국최초의 골프장은 1984년에 세워진 광동성의 중산온천골프장이라고 한다. 그 후 1984년부터 1994년까지 10년동안을 초기발전단계로 볼 수 있는데, 모두 9.5개(18홀을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건설된다. 그리고, 1995년부터 2004년 골프장금지령이 나오기까지의 10년간은 비교적 빠른 성장을 보이는 시기였는데, 2004년 골프장금지령이 나올 때, 중국전지역에는 178개의 골프장이 있었고 북경에는 38개가 있었다고 한다. 2004년 2월, 당시 국토자원부 부부장이던 셔우쟈화(壽嘉華)는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전국에서 국토자원부의 심사허가를 받은 골프장은 10개뿐이다"라고 말한 바 있고, 이 수치는 그 이후에도 자주 인용되고 있다. 다만, 심사허가받은 10개가 어느 골프장들인지는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고 이해하기 어렵게도 골프장금지령이 나온 2004년부터 골프장의 발전이 더욱 빨라졌다. 이후 7년동안 중국의 골프장은 엄청난 성장을 이루어, 2010년말에는 이미 완공된 골프장이 600여개에 이르며, 전문가들은 건설중인 것을 포함하면 1000개가 넘을 것으로 추정한다. 북경지역에만도 골프장은 100여개에 이르게 되었다.

이런 현상을 논리적으로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어떻게 하여 서서히 성장해가던 골프장의 수량이 정부가 명문으로 금지령을 내리자 오히려 더욱 급속히 늘어나게 되었을까? 게다가, 정부에서는 2004년에 금지령을 한번 내리고 가만히 뒷짐만 지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 이후 지금까지 7년간 골프장에 대하여 내린 규제조치만 해도 10건정도에 이른다고 하는데…. 이런 현상을 놓고 중국사람들은 종종 "위에 정책이 있으면 아래에는 대책이 있다(上有政策, 下有對策)"거나 혹은 "일은 사람이 하기 나름이다(事在人爲)"라고 말하곤 한다.

위에서 언급한 칭허완골프장의 경우, 등기된 회사명칭은 '북경칭허완향촌체육구락부유한공사'이고, 프로젝트내용은 '녹화용지, 체육프로젝트'이며, 회사의 경영범위는 '체육프로젝트경영'으로 되어 있다. 그 어디에도 '골프장'이라는 문구는 보이지 않는다. 또 다른 골프장의 경우에는 '체육운동프로젝트경영(바둑, 장기, 카드 비포함)'으로 되어 있다. 이처럼 녹화프로젝트를 명분으로 하고 체육시설운영을 하는 것으로 포장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외에 자주 볼 수 있는 골프장들의 개발명분은 '생태공원', '도시테마공원', '레크리에이션공원' 등이다. 최근 북경의 어느 골프장은 '방재교육공원(防災敎育公園)'이라는 명목으로 골프장을 건설하여 문제된 경우까지 나타났다. 그중 고수부지에 건설된 한 골프장의 경우에는 클럽하우스를 건축할 때, '홍수감시탑'으로 건축허가를 받았다고 한다. 분명히 골프장을 개발하면서도 부지개발명분은 녹지조성사업, 생태공원건설, 레크리에이션공원건설, 도시테마파크건설 등으로 하여 부지를 확보하고, 거기에 따른 부속사업중 하나로 체육시설운영을 집어넣어 세금영수증을 발급하고, '홍수감시탑'으로 지은 클럽하우스를 이용하여 골프장영업을 하는 것이다.

종전에 한국기업에서 중국의 골프장을 인수하려고 하여 법률실사를 해본 결과 세 가지 리스크가 있었다. 첫째, 인허가리스크로 중국의 골프장은 사업목적에 골프장을 넣어서 정식으로 인허가를 받지 않았고,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녹지, 공원조성 등으로 되어 있으며, 체육시설운영으로 되어 있을 뿐이어서, 향후 정부의 관리감독이 강화되면 무허가로 문제될 수 있다. 둘째, 토지용도리스크로 골프장부지는 집체토지인 녹지 혹은 농경지로서 촌민위원회(고수부지인 경우에는 수리국)등에서 임대하여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용도불법전용의 문제가 있다. 향후 골프장이 적법화되더라도, 부지를 매입하여 골프장부지로 용도변경하여야 하며, 그 과정에서 상당한 자금이 소요될 수 있다. 셋째, 세금리스크인데, 골프장의 경우에 회원권분양을 주요 수익모델로 삼는데, 중국의 경우 아직 골프장회원권에 관한 법제가 정비되어 있지 않다. 한국의 경우라면 골프장회원권분양대금은 회계상 차입금으로 취급되어 당해년도의 수익으로 계상되지는 않는데, 중국에서는 회원권분양대금을 당해년도의 수익으로 취급하여, 25%의 기업소득세를 납부하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골프장들이 회원권분양대금에 대하여 여러가지 편법을 사용하여 25%의 기업소득세를 납부하지 않고 있었다. 어떤 경우, 법인회원에 대하여는 정식으로 세금영수증을 발급하지만, 개인회원에 대하여는 세금영수증을 발급해주지 않고, 회원권분양대금은 주주차입금으로 계상해둔 다음, 매년 기업소득세를 납부하지 않거나 약간만 납부할 정도만큼만 회원권을 분양한 것으로 처리하여 계정을 옮기는 것이다. 과세당국에 적발당하면 추징당할 금액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중국의 골프장에 관한 법규와 현실을 보면, 우임금의 황하치수에 대한 고사가 떠오른다. 곤()은 '도(堵)', 즉 제방을 높이 쌓아 강물이 넘치지 못하게 막는 방법으로 치수하고자 했으나 9년이 되도록 성공하지 못하여 사형당하고, 곤의 아들 우(禹)는 '소(疏)', 즉 물길을 잘 이끌어, 강물을 잘 흐르게 하는 방법으로 치수하여 홍수방지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중국의 경우에도 골프장건설을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도'의 방식은 이미 현실적이지 않게 되었다. 마치 옛날 미국에서 주류금지법이 그랬던 것처럼.

이제는 골프장에 관한 법규를 '소'의 방식으로 정비하여야 할 때가 되었고, 회원권에 대한 법제와 세제를 정비하여, 골프장이 더 이상 소요법외(逍遙法外)하도록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 아마도 시간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향후 정비하는데 훨씬 더 힘이 들 것이다. 그래도, 중국정부는 예전에 주식시장의 골치거리이고 해결방법이 잘 보이지 않았던 '비유통주'문제를 별 무리없이 해결한 경험이 있으니, 골프장문제도 적절한 해결방안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