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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이야기

[한자이야기] 출(出)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출(出)은 "나다, 나가다" 등의 뜻으로 쓰입니다. 같은 구덩이에 싹(口)이 나는 모습이 합하여 된 글자입니다. 새싹이 움트는 모습은 언제 봐도 아름답습니다. 아무리 독초라 하더라도 새싹에는 독이 없다고 합니다. 자연이 참으로 신비롭습니다. 그 독은 자라면서 생기는 것입니다. 화분에도 어떤 화초가 자라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집니다. 고급 난은 그 값이 엄청나다네요. 모든 것이 가꾸기 나름입니다.

"나다"는 출생(出生)처럼 태어나는 경우의 뜻이고 나가다는 가출(家出)처럼 집에서 나가는 경우의 뜻입니다. 요즈음 청소년의 가출(家出)문제가 심각하다고 합니다. 집에서 나가서 자립하겠다는 것이지요. 춘치자명(春雉自鳴)이라고 미리 나가지 않아도 저절로 때가 올 것인데 이를 미리 실행에 옮기는 것이 가출입니다. 이는 청소년 자체보다도 그 가족, 그 가정, 그리고 우리 어른들의 책임이 더 커 보입니다.

같은 글자인데도 출가(出家)는 뜻이 좀 다릅니다. 출가는 뜻을 세워 집을 나오는 것이지요. 주로 불도(佛徒)들이 집을 나와 절(寺)로 들어가는 것이 출가(出家)입니다. 이 경우의 대상은 청소년일 수도 있고 장년(壯年)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한번 나오면 다시는 집으로 들어가지 않는 것이 출가(出家)인가 합니다.

많은 고승 대덕들이 원대한 뜻을 품고 속세의 인연을 끊고 집을 나와 득도의 길로 들기도 합니다. 원효도, 지눌도, 의상도, 최근의 성철 스님도 모두 이런 분인가 합니다. 성철 스님의 법어 중에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는 구절도 득도한 분의 눈으로 본 자연인 듯합니다. 우리가 보는 산은 현실적인 산 그 자체이고 강물은 물 그 자체인데, 득도한 눈으로 보면 산도 부처요 물도 부처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천지가 부처요 부처 아님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부처의 눈으로 본 자연도, 사람의 눈으로 본 자연도 모두 같은 사물임에 틀림없습니다. 우리가 파란 안경을 끼고 세상을 보면 모두가 파랗지요. 노란 안경을 끼고 보면 모두가 노랗습니다. 그처럼 보는 눈에 따라 대상이 다르게 다가옵니다. 그러나 언제나 노란 안경으로, 파란 안경으로만 세상을 볼 수는 없습니다. 안경을 벗고 봐도 세상이 노랗게 파랗게 보여야 진짜입니다. 그러고 보면, 출(出)은 한꺼풀 벗는 의미도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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