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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이야기

[한자이야기] 의(意)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의(意)는 "뜻, 생각" 등으로 쓰이는 한자입니다. 소리 음(音)에 마음 심(心)이 합해진 회의(會意)문자입니다. 회의(會意)란 뜻이 모였다는 말입니다. 음(音)이라는 뜻과 심(心)이라는 뜻이 모여 글자가 이루어졌다는 말입니다. 사람이 말할 때 내는 소리가 음(音)입니다. 이 음은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납니다. 저절로 나는 것 같은 데도 자세히 살피면 그 이면에 소리를 나게 하는 마음이 작동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말소리만 들어도 그 사람의 마음이나 뜻을 알 수 있습니다. 의견(意見)도 그런 뜻입니다. 생각과 견해라는 뜻이지만, 한마디로 의견(意見)은 생각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意自見)이라는 말에도 의(意)가 들어 있습니다. 독서(讀書)는 책읽기이고 백편(百遍)은 백 번 두루 읽는 것이며, 의자현(意自見)은 뜻이 저절로 나타난다 입니다. 같은 책을 백 번 반복하여 읽으면 몰랐던 뜻을 저절로 알게 된다는 말입니다. 특히 한문 공부는 반복학습이 중요하고 성독(聲讀)이 중요합니다. 전혀 모르는 문장도 반복적으로 읽으면 알아진다는 거지요. 그래서 옛사람들은 많이 읽는 것을 권장했습니다. 자꾸 읽으면 그 속에 응축되었던 뜻이 하나씩하나씩 흘러 나옵니다. 온고지신(溫故知新)도 그런 의미입니다. 옛 것을 자꾸 읽어서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것이 온고지신입니다.

연암(燕巖)이 중국 사신으로 갔을 때 얘기입니다. 연경의 어느 골목을 걷고 있었습니다. 그 때 창 안에서 책읽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가던 길을 멈추고 그 내용을 들었습니다. 다름 아닌 맹자를 읽고 있는 것입니다. 반갑기도 하고 호기심도 생겨 조용히 들었다고 합니다. 홍안지대자(鴻之大者) 미록지대자(鹿之大者)라고 읽고 있는 것입니다. 이 말은 홍(鴻)은 기러기 중에 큰 것이고, 미()는 사슴 중에 큰 것이란 뜻입니다. 이를 제대로 읽으려면 띄어 읽기를 잘해야 합니다. 우리 말에도 "아버지 가방에 들어 가신다"가 있듯이 말입니다. 연암이 창을 두드려 바로 읽도록 해 주려다가 한문은 여러 번 읽으면 저절로 터득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냥 두고 보았습니다. 과연 깊은 밤이 되니까 바로 읽기 시작합니다. 홍(鴻)은 안지대자(之大者)요 미()는 록지대자(鹿之大者)라고 말입니다. 큰 기러기는 기러기 중에 큰 것이고, 큰 사슴은 사슴 중에 큰 것이라는 말이지요. 성독(聲讀)이 이리 중요합니다. 의(意)는 뜻을 나타내는 한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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