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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이야기

[한자이야기] 천(千)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천(千)은 숫자 `일 천`을 뜻하는 글자입니다. 사람 인(人)에 가로 획 일(一)을 그어 천(千)을 만들었습니다. `오래다, 많다`의 뜻으로도 유추해서 쓰이는 글자입니다. 오랜 세월을 천고(千古)라고 합니다. 또, 천금(千金)은 많은 돈을 말합니다.

천금으로도 살 수 없는 것도 있습니다. 천리안(千里眼)을 지닌 광주자사(廣州刺史) 양일 같은 사람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북위(北魏)의 젊은 청년 양일은 나라의 근본이 백성에게 있음을 알았습니다. 모든 행정업무를 주민위주로 하고 민원이 생길 만하거나 백성에게 손실이 나는 일은 일체 중지했습니다. 하급 관리들은 자사인 양일이 천리안(千里眼)이 있는 사람으로 여겨 조금도 부정을 저지르지 못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탁월한 리더십을 지닌 행정가는 말없이 부정을 미연에 방지합니다.

또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는 말도 있습니다. 이 말은 노자(老子)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시작이 그만큼 중요합니다. 모든 일은 애초 연약할 때 녹이기가 쉬우며 미세할 때 흩어 버리기가 쉽습니다. 상황이 있기 전에 일을 미리 처리하고 어려워지기 전에 일을 다스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아름드리 큰 나무도 터럭같은 새싹에서 시작된 것이고 아홉층 높은 다락도 한 삼태기의 흙으로부터 이루어지며 천리길을 가는 여행도 한걸음부터 비롯된다고 했습니다. 사람들이 일을 좇아 힘을 쏟을 때에는 거의 이룰 뻔하다가 끝내는 실패하고 마니, 마지막을 삼가기를 처음처럼 한다면 누구나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천려일득(千慮一得), 천려일실(千慮一失)도 천(千)과 관련하여 익혀 둘 만한 말입니다. 천려일득은 천 번을 골똘히 생각하면 한 가지쯤은 뛰어난 생각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을 나타낸 말입니다. 이 말은 어리석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도 한 가지쯤은 좋은 계책을 낼 수 있다는 뜻도 됩니다. 사기열전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지자천려(智者千慮) 필유일실(必有一失)이요 우자천려(愚者千慮) 필유일득(必有一得)이라는 말입니다. 아무리 지혜로운 사람이라 하더라도 천 번 생각에 하나쯤은 실수할 수가 있고,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천 번을 생각하면 하나쯤 옳은 계책을 낼 수 있다는 말입니다. 사람은 누구라도 무시할 수 없다는 의미도 들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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