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한자이야기

[한자이야기] 좌(左)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좌(左)는 "왼 손 또는 돕다"의 뜻으로 쓰입니다. 왼 손의 모양을 본떠 만들어진 글자입니다. 곧 왼 좌()에 장인 공(工)이 합해진 글자입니다. 이 공(工)은 목수가 사용하는 곡자를 말하는데, 주로 왼 손에 들고 오른 손을 돕는다 하여 `돕다`의 뜻이 나왔습니다. 그러던 것이 방향이라는 뜻으로 쓰이기 시작하여 요즈음은 진보 성향의 레프트를 지칭하는 말로도 많이 쓰입니다. 이로 말미암아 왼 편 오른 편, 좌파(左派) 우파(右派) 좌익(左翼) 우익(右翼)하는 말들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좌파 우파에 쓰인 파(派)는 물결이고 익(翼)은 날개입니다. 파(派)라는 글자가 나타내는 물결이라는 말의 뜻은 멋모르고 떠밀려 다니는 의미가 짙고, 날개 익(翼)은 그래도 자기 의지가 있는 부류들의 모임인 듯합니다. 스스로 선택하는 날개짓이니까요. 우리 모두 6.25를 겪었지만 자신도 모르게 좌파, 우파로 몰려 희생되기도 했습니다.

한고조(漢高祖) 밑에 소하(蕭何)라는 유명한 승상이 있었습니다. 한 고조에게는 수족같은 부하였습니다. 이 소하는 평소 한신의 군사적 역량을 크게 인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신이 유방의 곁을 떠나 달아나 버렸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소하가 크게 놀라 한신을 잡으러 쫓아 갔습니다. 미처 유방에게 보고할 겨를도 없이 말이지요. 그러자 어느 병졸이 한신은 물론이고 소하조차 망명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 보고를 접한 유방은 낙심하여 두 팔(左右手)을 잃은 듯한 모습이었다는 고사가 있습니다. 왼 팔 오른 팔 이야기는 이래서 나왔습니다. 다행히 한신을 데리고 온 소하를 맞아 유방이 크게 안심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요즈음도 흔히 큰 정치가들 이름 밑에 좌 누구, 우 누구라는 말을 간혹 사용합니다. 그 유래가 여기라고 합니다.

좌(左)는 양(陽)이고 우(右)는 음(陰)이라고 합니다. 양이 겉이고 음이 속입니다. 그래서 좌우(左右)라는 말도 좌(左)가 앞에 나오고 우선이 됩니다. 그것이 바로 자리의 서열이 되었습니다. 좌의정 다음이 우의정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시대에 따라 좌(左)가 낮은 것, 못한 것의 뜻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좌천(左遷)이 그런 예입니다. 낮은 자리로 강등되는 것이 좌천이니 이 때의 좌(左)는 우(右)의 다음입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