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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이야기

[한자이야기] 전(前)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전(前)은 "앞, 미래, 나가다"의 뜻으로 쓰이는 한자입니다. 글자 모양이 지(止)와 배를 뜻하는 주(舟)가 합해진 형상입니다. 배를 타고 앞으로 나간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이 글자형태를 보면 이동 수단으로 배가 진작부터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중국 여행길에 보면 작은 강줄기가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배는 이처럼 지역과 지역을 잇는 생명줄이었습니다.

우리는 아무도 미래를 알지 못합니다. 내일을 모르고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미래를 예측하는 용한이를 찾아 헤매기도 합니다. 하늘의 기미를 미리 아는 일을 천기누설(天機漏泄)이라 하여 금기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때로 지혜로운 이가 있어 이를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신라의 선덕여왕이 그런 사람입니다.

그는 진평왕의 딸로 632년에 왕위에 올랐습니다. 마침 당나라 태종이 모란을 그린 그림을 선물로 보내왔습니다. 석 되의 꽃씨와 함께 말입니다. 이를 본 여왕은 이 꽃은 반드시 향기가 없을 것이라고 예언 했습니다. 과연 꽃씨를 키운 결과 꽃에 향기가 없었습니다. 꽃그림에 나비가 없는 것을 보고 이를 예측한 것입니다. 또 한 번은 영묘사(靈廟寺)의 연못인 옥문지(玉門池)에 개구리 떼가 몰려들어 사흘 넘게 울어 댔습니다. 한겨울인데 말입니다. 개구리의 우는 모습은 병사를 말하고 옥문지(玉門池)의 옥문(玉門)은 여근(女根)을 뜻합니다. 왕은 즉시 병사 이천을 동원하여 경주의 서쪽 부산(富山)에 있는 여근곡(女根谷)으로 출동시켰습니다. 지금 경부고속도로의 건천 부근입니다. 과연 거기에는 백제의 군사 500명이 잠복하고 있었는데 일거에 모두 물리쳤습니다. 사내들이 여근곡(女根谷)에 들었으니 죽을 수밖에 없지요. 마지막으로 왕은 자기가 죽을 날짜와 묘터를 예언하였고 과연 예언대로 사망했습니다. 지금 경주의 낭산 남쪽에 있는 여왕의 무덤이 바로 그 자리입니다. 요즈음 복원되고 있는 사천왕사의 위쪽입니다.

이 세 가지는 여왕의 신령스러움과 성스러움을 드러낸 일로 삼국유사에 기록되고 있습니다. 이를 지기삼사(知機三事)라 하여 수수께끼의 시발로 삼기도 합니다. 평범한 사람은 한 가지도 알기 어려운 일인데 이처럼 예측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통치자의 혜안이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또 통치자가 되려면 이런 혜안도 있어야 할 듯합니다.

전거지감(前車之鑑)은 먼저 지나간 수레의 가르침이라는 뜻입니다. 지혜로와야 기르침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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