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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이야기

[한자이야기] 북(北)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북(北)은 북쪽이라는 뜻과 등지다 라는 뜻이 있는 글자입니다. 북(北)의 상형이 두 사람이 등지고 선 모습에서 나왔습니다. 그래서 원 뜻은 배반하다. 달아나다의 뜻이었는데 이것이 북을 가르키는 뜻으로 전이되었습니다. 그래서 북이라는 음과 함께 배라는 음으로도 많이 읽히는 글자입니다. 패배(敗北)가 바로 그것입니다. 전쟁에서 져서 달아남이 패배(敗北)입니다. 학교의 시험에는 이런 것이 자주 출제됩니다. 이를 패북이라 쓰고 맞았다고 생각하는 수험생도 있습니다.

북면(北面)이라는 말도 자주 쓰는 말입니다. 북쪽을 향해 자리하는 것이 북면입니다. 북쪽에는 지엄하신 임금이 자리하는 곳입니다. 임금은 자리에 앉아도 아무 방향이나 바라보지 않습니다. 반드시 남쪽을 향해 앉습니다. 덕수궁이나 창덕궁의 옥좌를 보셨나요. 정남향으로 앉으며 뒤편의 병풍은 일월 오악도입니다. 그러면 그 앞에서 신하들은 임금을 향해 조아리지요. 물론 신하들은 북면입니다. 지금도 각종 행사시에 자리 배치에 신경을 씁니다. 직급의 고하에 따라 남북으로 배려하고 동서로 가릅니다. 요즈음도 대통령이 남면을 하고 앉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각부 장관들도 자리 배치를 북면하도록 해야 예(禮)에 맞는 일입니다. 허허. 어느 정권 때인가 실제로 사무실의 자리를 북면을 하도록 했다는 장관이 있고 보면 단지 웃을 일만은 아니지요. 그만큼 충과 성으로 일을 하겠다는 뜻으로 받아 줄 수도 있습니다.

북은 오행에 수(水)로 통합니다. 물의 색은 흑(黑)이 정색입니다. 계절로는 겨울이고, 오상으로는 지(智)에 해당합니다. 겨울은 만물이 굳게 지키는 절기입니다. 인체로 봐서는 신장(腎臟)이고 맛으로는 짠맛이 제맛입니다. 그래서 바닷물이 짭니다.

북산지감(北山之感)도 알아 둘만한 숙어입니다. 시경에 나오는 말입니다. 주(周)나라 폭군 유왕(幽王) 때 백성들의 징집이 많았습니다. 끌려간 백성들은 부모 걱정을 하고 집에 있는 부모들은 자식 걱정을 하게 마련입니다. 북산지감(北山之感)은 나랏 일로 부모를 봉양하지 못함을 탄식한 자식들의 노래에서 나온 말입니다. 우리 역사에 북인(北人)이라는 당파가 있습니다. 경상도를 좌도(左道)와 우도(右道)로 가를 때, 우도에 속한 분들에 북인이 많습니다. 계보를 가르면 복잡하지만 남명 조식 선생을 중심으로 한 그 문인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남명 선생은 경(敬)과 의(義)를 중심사상으로 삼았는데 과연 임진란에 의병들이 대거 나온 것도 북인에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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