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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이야기

[골프이야기] 골프의 묘미

서세연 법무사(서울중앙회)

골프는 막역하고 서슴없는 친구들끼리 라운딩을 해야 더 재미가 있다. 서로 골프 룰(rule)때문에 따지다가 그러면 내기하자고 언성을 높이기도하고 친구의 실수를 재미있어 하기도 한다. 이를테면 내가 쓰리퍼팅을 하는 바람에 더블 보기를 해 속이 상해 죽겠는데 그 옆에 와서 "파 했는가?" 약을 올리고.

또 나는 다른 친구들보다 약간 장타라 거리가 짧은 친구들을 스쳐 의기양양하게 세컨드샷 할 자리로 걸어가 이제 바로 앞에 있는 워터해저드를 넘겨 온 그린 하여 홀에 붙이면 버디 아니면 최소한 파(par) 하는 것은 따 놓은 당상이다 마음먹고 7번 아이언으로 쳤는데 내 마음속 욕심이 손목을 거쳐 클럽 헤드까지 뻗쳤는지 그만 뒷 땅을 쳐 공은 물속으로 풍덩 빠져버린다. 내 뒤에 있는 친구들은 "드라이버를 멀리 날리면 무슨 소용이 있나 다 주님의 뜻이네" 하고 웃으며 또 약을 올린다. 친한 친구가 아닌 그냥 동반자사이에서는 이른바 '매너'라는 게 있어 함부로 웃을 수도 없어 큰 재미를 못 느낀다.

골프의 비거리는 나이에 반비례하고 타수는 정비례한다. 재미로 한 달에 한 번 칠 둥 말 둥 하는 나 같은 아마골퍼 뿐만 아니라 과거 유명한 PGA골퍼들이 치는 시니어(senior)골프대회를 중개하는 영상매체를 보더라도 나이는 어쩔 수 없는 듯하다. 한참 시절에는 의당 기준타 이하로 치던 골퍼들이 대게 기준타 이상을 치고 있는 장면을 보게 된다. 나이가 들어가면 기력이 떨어지고 기력이 떨어지면 기량도 떨어지게 마련이다.

골프는 흔히 mental game 이라고 한다. 세계적인 PGA, LPGA 선수들도 마인드 컨트롤에 관한 학습을 받는다고 한다. 그만큼 골퍼의 마음이 운동신경에 직결되어 있어 마음이 산만·불안 하고 욕심이 차 있으면 틀림없이 공을 헛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골프의 타수는 장타를 치든 그린주위에서 어프로치를 하든 짧은 퍼팅을 하든 다 똑 같이 한 타로 친다. 나 같은 백 돌이는 어프로치와 퍼팅에서 타수를 더 많이 쌓아 올린다. 골프는 소질도 있어야 하지만 무엇보다 학습량이 많아야 한다. 특히 그린주위에서의 짧은 샷은 더 많은 학습량이 요구된다. 말하자면 골프장출입을 얼마나 많이 했느냐에 달렸다.

108번뇌가 그 속에 있다는 지름108㎜의 구멍에 지름42.67㎜의 크기의 공을 넣는 묘미를 맛보기 위해서는 그린바닥의 레벨, 잔디의 결, 공을 치는 힘, 공이 굴러가는 관성의 법칙, 지구의 중력을 어떻게 잘 보고 이용하느냐에 달렸다.

이제 나 같은 나이에는 타수에 연연해 골프를 하면 오히려 정신건강에 더 해롭다. 마음에 맞는 친구들끼리 푸른 잔디밭을 농담을 석어가며 웃으며 걷노라면 몸도 마음도 파란하늘 초록잔디벌판을 닮아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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