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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이야기

[한자이야기] 시(時)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시(時)는 "때"라는 말을 뜻합니다. 이 시(時)는 날을 가르키는 일(日)과 사(寺)의 합한 글자입니다. 사(寺)는 흔히 관청이나 절의 뜻으로 쓰입니다. 이 사(寺)를 자세히 보면 규칙(寸)대로 가는 (土=之)것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해가 일정하게 움직여 아침, 점심, 저녁이 되는 것이 시(時)가 갖는 의미입니다. 이 시(時)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졌습니다. 누구에게나 하루는 24시간이고 일 년은 365일입니다. 재주가 많거나 힘이 세거나 돈이 많다고 더 가질 수가 없는 것이 시간입니다. 다만 길고 짧은 것은 절대자의 몫입니다.

사람에 따라 주어진 시간을 귀하게 쓸 수도 있고 낭비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각자의 선택이고 역량입니다. 밤의 깜깜한 시간이 아까와 반딧불이나 눈빛을 이용해 책을 읽은 이도 있었습니다. 요즈음은 세상이 달라졌지만 천 오륙백 년 전의 옛날에는 등잔불마저 없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물론 중국의 일입니다. 그래서 반딧불(螢)과 눈(雪)으로 공부했다 하여 형설지공(螢雪之功)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진나라의 손강과 차윤이 그 주인공입니다. 반드시 높은 벼슬을 할 것은 아니지만 벼슬을 해야 더욱 보람된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모두가 때(時)를 잘 이용해야 합니다. 때는 놓치면 평생 돌이킬 수가 없습니다. 공부를 해야 할 나이에 농사를 지으면 아무리 천질(天質)의 바탕이 있다하더라도 일을 도모하기 어렵습니다. 사람은 교육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우(時雨)라는 말도 있습니다.

제 때에 내리는 비가 시우(時雨)입니다. 비는 필요한 시점에 알맞게 내려줘야 합니다. 식물이 한창 자라야 할 시점에 가뭄이 들어 버리면 뒤에 홍수가 지더라도 회복할 수 없습니다. 사람도 그렇습니다. 스폰지가 물을 빨아들이 듯 하는 그런 시기에 공부도 하고 품성도 길러야 합니다. 조기 교육을 강조하는 것도 그런 맥락입니다. 10세 전후가 가장 기억력이 왕성하다고 합니다. 이 나이 전후하여 기초 한자를 익혀 두면 평생의 자산이 됩니다. 한자에 녹아 있는 언어적인 우수성은 이루 다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단지 한 글자만 알아도 조어(造語) 능력과 사고(思考)의 폭이 크게 확대됩니다. 시(時)자에는 시습(時習) 시중(時中)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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