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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이야기

[한자이야기] 농(農)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농(農)은 "농사, 농부"를 뜻하는 한자입니다. 다소 글자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 글자만큼 우리와 밀접한 글자도 없습니다. 이 글자 농(農)은 곡(曲)과 신(辰)이 합한 글자로 나타나 있습니다. 그러나 이 曲은 밭에서 일하는 농부의 두 손이 합해진 모양을 상형한 글자입니다. 전(田)과 오른쪽 손과 왼 쪽을 손(手)을 감싼 모양을 나타낸 것입니다. 아래쪽 신(辰)은 농사 짓는 시간을 말합니다. 이 신(辰)이 시간이나 때를 말하는 것임은 십간 십이지에 나타난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 농(農)은 농부(農夫)가 두 손으로 밭에서 부지런히 일하는 모습을 상형한 글자입니다.

물물교환과 관련하여 농단(壟斷)이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예전에는 자기에게 있는 물건을 시장에 가지고 가서 자기에게 없는 물건과 바꾸어 생활하였습니다. 이것이 물물교환이지요. 그러면 관리들은 그들의 거래를 도와 주고 세금 따위는 거두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떤 천장부(賤丈夫)가 있어 시장 어귀의 언덕에 올라 내려다 보다가 농부들이 가지고 나오는 물건마다 몽땅 사들이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시장의 이익을 독점해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소위 매점매석을 한 것입니다. 이를 당한 사람들은 모두 그를 천하게 여겼습니다. 돈은 원래 천한 것이었습니다. 이를 본 관리가 그에게 높은 세금을 징수하였습니다. 세금징수의 출발점입니다. 장사꾼에게 세금을 징수한 것이 이 천장부 때문에 생긴 일입니다.

이것이 농단(壟斷)입니다. 깍아지른 언덕에서 내려다 보았다 해서 생긴 말입니다. 세금을 내다라는 뜻의 정상(征商)도, 정상배(政商輩)라는 말도 여기에 근원하였습니다. 정치권력과 한통속이 되어 사사로운 이익을 꾀하는 무리라는 뜻이 정상배(政商輩)입니다.

예전에는 사농공상(士農工商)이라 하여 농사짓는 사람을 우대했습니다. 반면에 물건을 만들거나, 장사를 하는 사람은 농부의 다음 서열에 두었습니다. 그리고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 하여 농사일을 대단히 중시했습니다. 농사란 천하의 으뜸가는 근본이었습니다. 해마다 임금이 농사일에 직접 참가하는 행사를 한 것만 보아도 이를 얼마나 소중히 여겼나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농(農)의 생산성, 건강성, 근면성을 다시한번 생각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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