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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이야기

[한자이야기] 주(主)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주(主)는 임금, 어른, 주인의 뜻으로 쓰입니다. 등잔에 불이 붙은 모양을 상형하고 있는 글자가 주(主)입니다. 제일 위의 점이 불똥 주()이고 임금 왕(王)은 등잔의 모습입니다. 등불이 온 방안의 중심이 되듯이 이 주(主)가 주인 임금의 뜻으로 전이되었습니다. 교회에서는 이 글자를 주(主)님이라 하여 왕보다 높은 분이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왕(王)의 위에 점이 하나 더 있는 것이 주(主)이니 주님은 이 세상에서 누구보다 높은 분이라는 것입니다. 한자의 모양도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해석입니다. 그러나 주(主)자의 원래 뜻은 등잔불을 상형한 것이라는 것은 사실입니다.

등잔처럼 주인(主人)이 되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방을 밝혀야 되고 자신의 온 몸을 태워야 가능해집니다. 그런 역량이 없이 주인이 되는 것은 구성원에게 큰 부담을 주는 일입니다. 주(主)이신 예수님은 참으로 그런 분이라 생각됩니다. 어려운 사람들을 구제해 주고 많은 병자들을 고쳐 주셨습니다. 도저히 의술로는 치료가 불가능한 분들을 만지기만 해도 나았습니다. 앉은뱅이가 일어서고, 죽은 자가 살아나고, 혈루병 환자가 낫고, 손이 마른 사람이 나았습니다. 과연 사방을 밝힌 분입니다. 이런 분이 당시 권력자들의 모함을 받았습니다. 죄 없이 십자가에 매달리셨습니다. 그러나 한 마디 변명도 없이 그대로 순종했습니다. 온 인류의 죄를 혼자 짊어지고 죽음을 맞았습니다. 고통과 괴로움이 천지를 덮었지만 모두 감수했습니다. 자기를 죽이는 자들을 알고 있었지만 조금도 원망하거나 저주하지 않으셨습니다. 참으로 큰 자기 태움이 아니겠습니까.

사람들은 죽으면 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끝이 아니고 새로운 시작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죽은 뒤 3일 만에 부활하심으로 이를 입증하셨습니다. 지금도 전지전능한 예수님은 세상 곳곳을 살피고 계십니다. 인간들 모두가 죄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면서 말입니다.

옛날 우리 마을에 면서기로 계시던 김 주사(主事)님이 계셨습니다. 인정이 있고 인품이 너그러워 사람들이 좋아했습니다. 그 주사(主事)라는 벼슬도 "맡아보다"라는 뜻의 주(主)임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주사(主事)는 일을 맡아보는 분이란 뜻입니다. 주석(主席)도 일을 주관하는 자리이고 주필(主筆)도 언론사의 편집을 책임지는 직책입니다. 주일무적(主一無適)이라는 어려운 말이 있습니다. 남명선생이 평생토록 실천한 경(敬)의 핵심입니다. 한 곳에 집중하여 다른 곳으로 마음을 옮기지 않는 것이 주일무적(主一無適)입니다. 주(主)는 이런 여러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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