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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이야기

[골프이야기] 골프일기와 ‘견구성불(見球成佛)’

신동기 변호사(법무법인 국제)

나는 어릴적 큰 병을 앓아 오른쪽 다리가 부실한 관계로 평소에 운동이라고 할 만한 것은 별로 하지 않고 있던 차에 같은 법원에 근무하시면서 나의 건강을 걱정해주시던 이성오 선배님, 조정래 선배님의 권유가 있어 골프를 시작했다. 하다보니 너무 재밌고 즐거워 선배님들을 모시고 함께 열심히 골프를 배웠다. 어쩌다 부킹이 안되면 두 선배님께 "배우라고 할 때는 언제고 부킹도 안해 주느냐, 책임지시라"며 행패를 부렸다. 그러면 두 선배님은 "부킹이 안됐는데 어쩌란 말이고" 하면서도 "잠깐만 기다려봐라"고 하고는 다른 선배님 등에게 어거지 떼를 써서 공을 치게 해주셨고, 그러다보니 두 선배님은 골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거의 우선 순위로 나를 끼워주셨다.

골프 초창기는 그렇게 하여 기반을 잡았고, 재조시절 골프금지령이 있었던 시기 외에는 골프를 계속하여 지금껏 열심히 다니고 있다. 그 덕분에 그다지 좋지는 않지만 이나마 건강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만일 골프도 하지 않았다면 내 건강은 어찌 되었을까, 내 생활은 얼마나 무미건조하였을까 생각해 보니 참으로 고마운 선배님들이고 참으로 좋은 운동이라 생각한다.

잘 쳐보려고 해도 그 이상은 되지 않아 잘 치는 것은 포기하고 즐거운 라운딩을 목표로 열심히 치러 다니는데, 내 친구가 "나는 그 동안 해온 골프의 스코어 카드를 전부 다 가지고 있다"면서 "가끔 가다 그걸 보면 동반자가 누구였고, 어떤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기억나 무척 즐겁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 때 나도 "아, 그거 괜찮겠구나"라고 말은 했지만 스코어 카드를 전부 모은다는 것도 정말 부지런한 사람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다가 위 친구의 말이 씨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2008년 벽두에 갑자기 골프일기를 써보자는 생각이 들어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골프일기를 쓰고 있다. 골프일기라고 해봐야 간단한 메모에 지나지 않지만, 골프 후 집에 와 그 날 샷 중 잘된 샷과 잘못된 샷의 원인을 간단히 점검하고 반성하는 메모인데, 메모를 하다 보니 잘된 것은 거의 없고 모두가 잘못된 것에 대한 반성의 메모만 가득차게 되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체크를 해보니 가장 많은 반성은 역시 '공을 보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골프 구력 25년이 되었음에도 가장 기본 중의 기본을 아직도 터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만들어낸 말이 견구성불(見球成佛)이다."제발! 반드시! 꼭! 공을 보자. 그러면 도가 터는데."

기본 중의 기본이라도 지키면 도사가 될 것이다. 이것은 골프뿐만이 아니라 모든 세상사가 다 그럴 것인데 참으로 어려운 일임을 골프를 통해서도 배우고 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