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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이야기

[한자이야기] 부(不)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부(不)는 "아니다, 없다"처럼 부정하는 뜻으로 쓰이는 글자입니다. 글자의 생긴 모습이 하늘로 날아 오르는 새의 모습을 상형한 것입니다. 부(不)의 위쪽 一이 하늘이고 아래 부분은 새가 하늘로 치솟는 모양입니다. 이 새가 날아 오르기만 하고, 돌아 오지 않아서 "아니다 없다" 같은 부정의 뜻으로 쓰였다고 합니다. 또 이 글자의 모습을 땅 속에서 씨앗이 발아 하는 모습이라 생각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 때의 一은 땅이고, 하늘을 향해 움터 오르는 씨앗의 줄기가 그 나머지 부분입니다. 그러다가 죽고 마르고 하여 "싹튼다"는 뜻이 소실되고 부정의 뜻으로만 쓰이게 되었지요.

부정(不正)도 "바르지 않다"의 뜻인데 이처럼 뒤 음절의 자음이 ㄷ이나 ㅈ 이 오면 읽는 음이 "불"이 아니라 "부"로 됩니다. 부당(不當)과 부지(不知)의 불(不)이 "부"로 읽힌 이유가 그 때문입니다. 불급(不及)은 미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불급의 반대는 과(過)입니다. 과(過)는 지나쳐 버린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함과 같은 것입니다. 이것이 과유불급(過猶不及)입니다. 생활의 지혜입니다. 과공(過恭)도 그렇습니다. 지나치게 공손한 것은 오히려 상대에게 예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모든 일을 알맞게 맞추어 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그러나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

불(不)의 쓰임에 불사약(不死藥)도 있습니다. 불사약은 먹으면 죽지 않는 약이라는 뜻이지요. 어떤 이가 임금에게 불사약을 바치려고 가지고 왔습니다. 불사약이라는 말을 들은 아전이 중간에서 가로채 그만 마셔 버렸습니다. 아전이 왕에게 잡혀와 처형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왕이 마지막으로 죄를 다그쳐 물었습니다. 그러자 아전이 "제가 만일 죽으면 약을 바친 자가 왕을 속이려 한 것입니다. 죽지 않는 약이라고 하여 신이 먹었는데, 도리어 제가 죽으면 이는 불사약이 아니고 사약이 됩니다. 이는 오히려 임금님을 능멸한 것입니다"라고 했다네요. 왕이 그만 방면할 수밖에 없었다는 우스개도 있습니다.

우리는 더러 불위(不爲)와 불능(不能)을 혼동합니다. 불위는 할 수 있음에도 하지 않는 것이고 불능은 능력이 안 되어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고, 한강을 건너 뛰는 일은 아무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