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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이야기

[골프이야기] 골프의 매력과 함정

임승순 대표변호사(법무법인 화우)

사람들이 골프의 매력에 빠지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골프가 사람을 착각에 빠지게 한다는 데에 있을 것이다. 매 샷마다 변화가 많기도 하지만 특히 가끔씩은 프로에 버금가는 매우 좋은 샷이 나온다는 데에 바로 골프의 매력이자 함정이 있다. 이것은 다른 운동에서 보기 힘든 골프만의 특징이다. 축구나 농구에서는 아마추어가 수백 번의 슛을 반복해도 프로같은 슛이 나오지 않는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는 초보자가 기가 막힌 샷을 하거나 심지어는 홀인원을 할 수도 있는 운동이 바로 골프인 것이다. 문제는 골프를 치는 사람들 대부분이 그와 같이 어쩌다 나오는 특별한 샷이 본인의 숨은 실력이라고 착각하게 된다는 데 있다. 자신이 한 나머지 이상한 샷들은 모두 외부적 요인에 의한 비정상적인 굴절이라고 믿는 것이다. 날씨 탓, 장비 탓, 캐디 탓 등 미스 샷에 대한 변명들은 다양하기만 하다. 그 전날 밤 잠을 설쳤다든지 과음을 했다든지 하는 것은 기본이고, 이상하게 몸이 찌부둥하다거나 거꾸로 컨디션이 너무 좋아 의욕이 넘쳐 샷이 잘 안 된다는 심층적 원인분석도 흔히 듣는 미스샷에 대한 변명 중의 하나다.

이와 같은 자기 실력 내지는 실력향상에 대한 막연한 믿음은 스코어를 기재하는 데서도 힘을 발휘한다. 평소 매사에 정확한 사람도 골프 스코어를 기재하는 데에는 진실을 애써 외면하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된다. 스코어를 틀리게 기재하면서도 자신이 거짓을 행한다는 의식은 우연한 장애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는 억울함에 대한 보상심리에 슬그머니 자리를 양보하게 된다. 첫 홀에서 몸이 잘 안 풀렸다는 이유로 보기(bogey)나 파(par)로 스코어를 줄여 기재하면서 그것을 별로 이상하지 않게 느끼는 것도 몸만 제대로 풀렸으면 당연히 그와 같은 스코어를 쳤을 것이라는 자기 믿음이나 위안이 굳건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봄의 라운딩에서는 이와 같은 골프의 함정을 극복하고 좀더 고차원적인 골프의 묘미를 한 번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법정에서처럼 미리 선서를 할 수는 없지만 운동을 시작하기에 앞서 마음 속으로 '첫 홀부터 마지막 홀까지 모든 스코어를 정확하게 기재하고 공이 놓여 있는 상태대로 플레이하며 그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일 것'을 미리 다짐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그러나 사실 모두가 골프장에서 진지하고 초연해 진다면 우리가 골프장에서 맛보는 다양함과 서로 다른 열기에서 느끼는 재미는 어쩌면 반감될지도 모른다. '그래, 그냥 열심히 실력이나 늘여 나나 착각의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지' 하고 원점으로 회귀하는 다짐으로 골프에 대한 복잡한 생각을 정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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