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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이야기

[골프이야기] 골프란 무엇인가

김기천 변호사

나에게는 골프란 돈쓰고 속상하고 망신당하는 바보짓이다. 그런데 왜 기를 쓰고 골프장에 나가는가? 이것이 골프다. 20수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보기플레이어다. 말이 좋아 보기플레이지 다 따지고 계산하면 아마 월백일 것이다. 고맙게도 스코어카드는 100을 안넘긴다. 캐디스코어이니까.

그러나 처음 골프를 시작할 때는 누구나 그렇듯 나도 골프천재(?)였다. 집사람에 떠밀려서 처음 골프채를 잡고 연습장이라는 곳에 갔다. 그런데 코치라는 사람의 하는 꼬락서니가 도저히 보아줄 수가 없다,거들먹거리고 건방지고... 일주일만에 집어치웠다. 그런데 이때 이미 싱글을 친다는 어떤 후배님이 무조건 나를 골프장에 끌고나갔다. 말하자면 머리를 얹어주는 날이란다. 처음보는 필드는 참으로 아름다웠다. 먼저 스승님이 티샷을 했다. 원더풀! 하얀공이 푸른초원에 포물선을 그리면서 저멀리 끝도없이 날아갔다. 아! 이것이 골프구나! 나도 티 위에 공을 놓고 드라이버를 잡고 장작패듯이 휘갈겼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공이 뜨기는 커녕 쪼르르 구르다 말았다. 화가난 나는 다음 홀에서더 세게 공을 후려쳤다. 그럴수록 공은 제멋대로 조금 구르다가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러다가 한 번 딱 잘 맞았다. 공이 앞으로 반듯하게 나갔다. 그래서 내가 14타수1안타라고 자찬을 했더니, 스승님 왈 14타수 무안타란다. 약이 올랐다. 화가 치밀었다. 내가 골프장에 다시오면 사람이 아니다, 골프채를 전부 부러뜨리고 싶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나는 그 이튿날부터 만사 제치고 골프장에 나갔다. 새벽잠까지 반납하고. 악에 받친 것일까. 이렇게 골프를 시작한지 6개월쯤 지났을무렵 드디어 변호사모임인 토요회라는 골프대회에 참가했다, 이것이 첫 시합이었다(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처음이니까 핸디를 30으로 주었다). 그런데 그날 이상하게 티샷도 좋았고 퍼팅도 좋았다. 87을 쳤다. 나는 의기양양했다. 당연히 우승을 했다. 그런데 선배들이 나보고 강도라고 했다. 이게 무슨소리? 왜 내가 강도야?(나는 그때 그 뜻을 몰랐다)무려 15언더로 우승을 했으니 말이다.

그후 나는 승승장구했다. 그런데 신의 장난일까? 허리가 아프기 시작했고, 병원에 입원까지 했다. 담당의사는 나보고 골프를 접으라고했다. 기가 막혔다. 골프장이 눈에 아른거리고 참을 수가 없었다. 그냥 차타고 골프장을 한바퀴 돌기까지 했다. 그런데 어떤 한의사가 골프를 할 수있으니 허리를 쓰지말고 팔로만 치라고 했다. 그후 나는 팔로만 골프를 쳤다. 이것이 내 골프인생의 종막이었을까. 그후 20수년이 흘렀지만 내 골프스코어는 역으로 흘렀다. 골프는 나를 배신했다. 그래도 나는 골프를 사랑한다. 영원한 짝사랑이지만.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