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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특별기고] 젊은 후배법조인들에게 보내는 글

박연철 변호사(법무법인 정평 대표변호사)

사법연수원에 입소하는 것은 모든 이들로부터 축하받을 일입니다. 그런데, 호사유마 (好事有魔)라고 이런 경사스런 날에 마음에 그늘지게 하는 일들이 덮쳐 오는 것을 자주 봅니다. 이번 42기 사법연수원생들에게는, 법무부가 지난달 14일 발표한 검사임용방안이 신경을 건드리는 그늘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응하는 방안으로 입소식에 참가하지 않고, 플래카드로 항의의 표시를 하기에 이른 것은 유감스럽게 생각됩니다. 예비법조인으로서 입소식은 입소식대로 축하를 받고 각오를 다지면서 참석하고, 이 문제는 따로 자치회에서 협의하면서 대응하여도 늦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우리 법조인들에게는, 그 숫자가 한 해 1000 명이 배출되든, 2500명이 배출되든 장래에 해야 할 일은 너무나 많습니다. 법조인으로서의 출발이 판사든, 검사든, 변호사든, 행정부이든, 기업체이든, 법무법인이든, 개인사무소든 앞으로 걸어가야할 길은 멀고도 넓습니다.

사법연수원을 마치고 난 후에도 그 출발이 처음에는 괜찮아 보여도 해가 지날 수록 부적합해지는 경우도 있고, 처음에는 비록 미약하고 괄시를 받아도 해가 지날 수록 탄탄해지고 사회지도자의 반열에 오르기도 할 것입니다. 직역이 분화되고 계층조차 다양해지는 가운데 최고지도자에서 가정변호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포진하여 민주공화정과 법치주의, 인권국가의 꿈을 이루어 나가는 소중한 인자가 될 것입니다.

생각하기에 지금은 국가와 사회가 재편성되는 시기입니다. 법조인이 전체로서, 집단으로서, 얼마나 국가안보와 사회발전에 기여하느냐에 따라 법조인의 역사적 사회적 위치가 정하여질 것입니다. 법조인은 국정의 최고책임자나 각 분야 및 법률분야의 전문인이 되어 국민의 신뢰와 존중을 받을 수도 있고, 반대로 소인배가 되어 부정과 비리에 휘말려 국민의 지탄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법조에 입문하는 경우 조선시대에 과거에 급제하여 위국헌신하는 선비의 높은 뜻을 따를 수도 있고, 사법기능을 보좌하는데 그치는 중인계급의 처신을 밟을 수도 있습니다. 현대 한국에서의 법조의 정서적 수준은 혼란스럽습니다만, 중인계급으로 보려는 시선이 예리합니다. 조금이라도 잘못을 범하면, 법률을 빙자한 모리배, 도적놈들이라는 지탄을 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가 원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사법연수생들은 끊임없이 실정법과 전문분야를 배우고 익혀야 하지만, 완급을 둘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법조인으로서의 인격과 법철학은 우리 마음속에 항상 간직하고, 실천궁행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사법연수생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사법연수생과 법학전문대학원생을 그토록 구분하여야 할 이유가 있을는지, 모두들 법조의 자원으로 충실하게 육성되고, 각자의 적성, 자질, 희망에 따라 공정하게 평가되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가지면 아니될는지 질문하고 싶습니다.

후배법조인들께서 앞날을 근심하기보다는 먼저 정진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