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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W&스마트

카메라의 개명 신청

김상순 변호사(서울종합법무법인)

더글러스 C. 엥겔바트는 '디스플레이 시스템을 위한 X-Y 위치 조절장치'를 제작하나, 사람들은 모양이 생쥐를 닮았다고 하여 '마우스(mouse)'로 이름을 바꿔 불렀다. 그로부터 20년 후 스티브 잡스가 1984년 매킨토시를 발표하면서 마우스는 컴퓨터 사용자의 필수품이 된다. 그보다 400년 정도 앞선 1568년경 이탈리아의 다니엘로 바바로(Danielo Barbaro)는 '컴컴한 방'(카메라 옵스큐라, Camera Obscura)에서 렌즈를 통하여 들어온 빛을 흰 종이에 받아보면 바깥 경치가 그림같이 보인다고 발표하였다. 아주 커다란 사각형 상자 안에 사람이 들어 앉아서 한 쪽 벽면에 비친 영상을 보는 모양이다.

휴대폰에 카메라 기능을 넣었다. 이른바 폰카이다. 이제 휴대폰은 청각적으로 들려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도 있게 되었다. 렌즈를 하나 더 붙였을 뿐인데, 오감(五感) 중 하나를 더 사용하게 되니 소통이 더욱 깊어진다. 휴대폰이 인터넷에 연결될 수 있게 되니 한 단계 도약(跳躍)한다. 연락처에 저장되어 있는 사람 이외에도 불특정 다수와 송수신하게 되니 소통의 외연이 넓어진다. 그러다가 QR코드라는 것이 등장하자 스마트폰에 부착된 카메라는 키보드와 마우스에 이어 새로운 또 하나의 입력 툴(Tool)로 변신(變身)한다.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에 관한 연구들이 결실을 맺으면서 현실의 환경의 가상의 정보를 입힐 수 있게 되어 또 한 번 비약(飛躍)한다.

더 이상 카메라는 '그림처럼 보이게 하는' 도구가 아니다. 아니 더 이상이다. 카메라가 키보드, 마우스에 이은 또 하나의 입력 툴(Tool) 혹은 그 이상이라 주장하며 걸맞는 이름을 요구한다면? 개명(改名) 신청에 대한 허가(許可) 여부는 여러분의 몫이다. 기각(棄却)된다면 카메라는 항고(抗告)하리라.

@bizzazz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