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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이야기

[골프이야기] '파워골프流'

박영관 변호사(법무법인 동인)

나의 골프 원칙은 세 가지다.

첫째, 내기 골프를 하지 않는다. 돈 잃고 속 좋은 사람 없다. 누군가 게임이 안 풀리는 한사람쯤 짜증을 내게 되면 모처럼의 판이 민망해지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둘째, 점수에 연연하지 않는다. 점수계산에 신경을 쓰다보면 지나치게 신중해지고 스트레스도 가시지 않기 때문이다.

셋째, 힘이 있는 한 파워 골프를 한다. 나는 타석에 서면 어드레스 시간을 줄이고 팡팡 쳐 내는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 시원하게 휘둘러서 제대로 맞으면 상쾌하고 아니면 그만이다. 출정 때마다 볼을 몇 개씩 잃지만, 가끔 장타상을 받는 횡재를 누리기도 한다. 그래서 동료들로부터 '미스터 한방'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나는 자신의 골프流를 '파워 골프'라고 칭한다. 자로 잰 듯한 플레이를 하는 고수들과 팀을 이룰 때면 왠지 가슴이 답답하고 지루하다. 물론 한 수 배운다는 자세로 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보는 것이 예의일 것이다. 그러나 동반자들이 신중한 플레이를 하는 동안 필드 주변의 아름다운 조경을 감상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법률가는 냉철하고 치밀한 사고로 무장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나의 골프철학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도 한다. 그러나 사람이 항상 빈틈없이 살수만은 없는 일이다. 나는 검사로 일할 때나 재야에 나와서나 집무실을 나서면 법서를 읽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고 가능한 한 이를 지키고 있다. 하루의 남은 시간은, 냉정한 법리와는 정반대인 신비주의, 영성(靈性), 피안(彼岸)의 세계를 말하는 종교, 그리고 사랑과 감사를 전해주는 책들을 즐겨 읽는다. 이로써 냉정과 열정사이에서 삶의 균형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다. 나는 넓고 시원한 필드를 일상(日常)의 정신적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장(場)으로 여기고 있다. 따라서 계산과 작전으로 이어지는 심각한 골프대신 단순하고 상큼한 나의 골프流를 즐기고 있다.

일본 골프장에서의 에피소드 한 토막. 일행 중 한사람이 힘껏 친 볼이 심한 슬라이스를 내고 숲 쪽으로 날랐다. 그이가 민망하게도 "니기미"하고 육두문자를 내 뱉고 말았다. 일본여성 캐디가 내게 물었다. "니기미때 나니(니기미가 무슨 말인가요)?" 난처해진 나의 대답. "니기미때 슬라이스노 고또다요(니기미는 슬라이스에요)." 다음 홀에서 내가 약간의 슬라이스를 날렸다. 캐디 왈 "스꼬시 니기미데스네(약간 슬라이스입니다)." 다음 홀에서는 완전한 슬라이스 OB를 날렸다. 캐디가 소리쳤다. "야바이! 야바이! 오오끼나 니기미(위험! 위험! 대형 슬라이스)!"애써 웃음을 참던 나는 빵 터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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