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한자이야기

[한자이야기] 인(仁)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인(仁)은 '어질다'라는 뜻입니다. 어떤 것이 어진 것이냐 물으면 한마디로 답하기가 어렵습니다. 단지, 남을 사랑하고 덕을 베푸는 행동쯤으로 대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자주 쓰는 생활어도 구체적으로 따지고 보면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인(仁) 자를 잘 살펴보면 사람 인(人) 변에 두 이(二)가 합해 있습니다. 이 두 二가 윗 가닥은 하늘이고 아랫 가닥은 땅이라고 풀이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하늘과 땅을 보듬고 있는 글자가 인(仁)의 형상입니다.

그러고 보면 간단한 이 인(仁)자가 매우 큰 뜻을 지닌 글자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주역의 괘로 풀이한 것입니다. 주역의 건괘(乾卦)인 三이 변형된 글자가 인(仁)이라는 것입니다. 三의 가장 위는 하늘을 뜻하고 중간은 사람을 뜻하며 제일 아래가 땅을 뜻합니다. 중간 획인 사람이 빠져 나와 인()이 된 것입니다.

인(仁)자는 사람이 하늘과 땅을 닮으려고 한 모습을 나타낸 글자입니다. 인간에게 하늘은 어떤 존재인가요. 하늘은 인간에게 무한한 자원을 공급합니다. 공기도 주고 물도 주고 햇빛도 줍니다. 이 하늘의 도움이 없으면 인간은 하루도 살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하늘은 자기 자랑을 하는 법이 없습니다. 좋은 사람이나 나쁜 사람이나 차별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하늘입니다.

또 땅은 인간에 대해서 어떤 존재인가요. 땅은 사람이 의지하여 살게 해주고 온갖 식물을 자라게 해 줍니다. 광물도 제공합니다. 인간들이 파헤치거나 괴롭혀도 불평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땅입니다.

인(仁)자는 이처럼 사람이 하늘과 땅을 안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것이 어질 인(仁)입니다. 온 천하를 먹여 살리면서도 한마디 자랑도 하지 않는 것이 하늘이요, 땅입니다. 이것이 어질다의 근본 뜻입니다. 생각해 보면 하늘은 한 번도 인간을 속이는 일이 없습니다. 밤이 지나면 반드시 아침이 오고, 여름이 지나면 반드시 가을이 옵니다. 나는 지금껏 살면서 하늘이나 땅이 이를 어긴 일을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사람이 이 일을 맡아 한다면 어찌 되었을까요. 변덕을 부리고 허세를 부리지 않았을까요. 내가 그렇게 했노라고 자랑하고 뻐기지 않았을까요.

그래서 인자무적(仁者無敵)이라 했습니다. 어진 사람은 이에 맞설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말입니다. 상대가 없으니 원수가 있을 수 없습니다. 더구나 아주 큰 사람에게는 욕심도 없다고 합니다. 예수님처럼 말입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