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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이야기

[한자이야기] 명(名)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명(名)은 "이름"을 말합니다. 명(名)이라는 글자는 "저녁 석(夕)"에 "입 구(口)"가 합하여 만들어졌습니다. 글자 모양으로 보면 밤에 부른다는 뜻으로 이루어진 글자가 명(名)입니다. 낮에는 잘 보이기 때문에 이름을 부르지 않아도 찾을 수 있지만, 밤에는 이름을 불러야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름 명(名)자는 이렇게 만들어졌습니다.

사람이 태어나면 누구나 이름을 부여 받습니다. 그 이름은 부모님이 지어 줄 수도 있고 가까운 어른일 수도 있습니다. 이 이름에는 전통적으로 지켜야 하는 항렬(行列)이 있어서 이름자를 이에 맞도록 지어야 합니다.

우리의 작명에는 그 핵심이 오행사상(五行 思想)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행의 상생(相生)이 바탕이 됩니다. 물이 나무를 돕고, 나무가 불을 도우며, 불은 흙과 상생하며, 흙은 쇠와 조화하며, 쇠는 다시 물을 나게 하고가 상생의 원리입니다. 여기에 주역의 괘를 통한 수의 원리가 첨가되어, 획수를 맞추어 작명하게 됩니다. 그 바탕에도 사주가 작용합니다. 사주(四柱)는 태어난 년, 월, 일, 시를 말합니다.

이름은 사주(四柱)에 정해진 간지(干支)에서 부족함을 채워 주도록 짓기 때문에 많이 불러 주면 복이 채워지게 된다고 합니다. 말이 씨가 된다는 것은 이름 부르기에도 적용이 됩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부모는 최선을 다해 좋은 이름을 지어 줍니다.

우리는 이렇게 받은 이름을 소중하게 다루어야 합니다. 자기의 이름을 가치없이 함부로 불리지 않게 하는 것은 조상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기도 합니다. 이름이 신문지상의 사기범이나 파렴치범에 오른다면 자신은 물론 부모에게까지 큰 욕을 보이는 것입니다. 목숨을 바쳐 이름을 지키고, 명예를 추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더구나 옛적에는 경명 사상(敬名 思想)이라 하여 남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못했습니다. 이름은 임금이나, 스승이나 아버지만이 자유로이 부를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는 대단한 결례로 여겼습니다. 그래서 이름 대신 불러도 되는 자(字)가 생기고 이어 호(號)가 생겼지요. 오늘날도 자기 아버지의 이름을 말할 때, 慶자 洙자를 씁니다라고 한자 한자 띄어 말하는 것은 이름을 이어 부를 수 없어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소학에도 나옵니다. 신체발부 수지부모 불감훼상 효지시야 입신 행도 양명어후세 이현부모 효지종야(身體髮膚 受之父母 不敢毁傷 孝之始也 立身行道 揚名於後世 以顯父母 孝之終也)라고 말입니다. 몸은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니, 잘 보존해야 하고, 출세하여 이름을 날리는 것이 효도의 끝이라는 것입니다 여기의 양명(揚名)이 이름을 드날리는 것입니다. 사법시험에 합격하거나, 세계적인 학술 논문을 발표하거나가 훌륭한 운동 선수가 되거나 모두 양명(揚名)입니다. 이름을 잘 보존하고, 드날리는 것이 참으로 귀한 일입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