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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이야기

[한자이야기] 명(命)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명(命)은 "목숨 또는 명령하다"의 뜻을 지닌 한자입니다. 이 명(命)은 입 구(口)와 하여금 령(令)이 합해진 글자입니다. 입으로 명령을 내린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지요. 명령은 윗사람이 내는 것이니, 우리의 명(命)은 아주 높은 절대자가 관장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목숨은 사람이 다스릴 수 없는 하늘의 뜻이 들어 있습니다. 이렇듯 명(命)은 생명(生命) 운명(運命) 등에 쓰이기도 하는 글자입니다.
나이 오십을 지천명(知天命)이라 합니다.

공자님은 사람의 나이 50을 지천명이라 했습니다. 천명(天命)을 아는 나이라는 뜻이지요. 천명은 하늘의 명령이지요. 운명이니, 팔자니, 섭리니 하는 말들이 모두 그래서 나온 말들입니다. 이 천명(天命)에 '알다'라는 지(知)가 합하여 지천명(知天命)이 되었습니다. 40은 불혹(不惑)이고 60은 이순(耳順)이고 말이지요. 학문이 어느 정도 성취되는 나이가 30인 이립(而立)이고, 그로부터 십 년 후가 인격적으로 완성된 불혹(不惑)입니다. 학문만 이루어서는 안 되고 인격 완성을 위해 십년은 다듬어야 합니다. 그리고 20년이 더 지나야 남의 말을 들을 줄 아는 이순(耳順)이 됩니다. 남의 나쁜 말도, 남의 좋은 말도 걸러 들을 수 있는 식별력, 이것이 이순입니다. 사람은 이처럼 끝없이 발전해 가는 존재입니다.

대체로 오십을 넘기게 되면 자신의 살아온 자취들을 돌아보게 됩니다. 그러면서 내 삶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이 무엇이었던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태어난 가문인가, 남다른 재주인가, 출중한 외모인가, 그도 아니면 다른 뭐가 있는가 등등을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도저도 없으면서 오늘에 이르도록 이만큼 번듯하게 살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를 생각하게도 됩니다.

오십을 훌쩍 넘기고도 하늘의 뜻을 깨닫지 못하고 새로운 일을 펼치려는 사람은 욕심이 조금 과한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십 이전에 이미 하늘의 뜻이 그에게 알게 모르게 여러 번에 걸쳐 전해졌다는 의미이지요.

여기서 다시 맹자의 지천명(知天命)을 떠올리게 됩니다. "하려고 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되는 일도 있고, 이루려 하지 않았는데 저절로 그렇게 되는 일"도 있지요. 한국에서 태어나려 하지 않았는데 자신이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한국의 국적을 가졌거나, 천생으로 부모와 형제와 만나게 된 것 등은 천(天)의 일이고, 어느 대학에서 무슨 전공을 하느냐, 또는 어느 동네에 누구와 더불어 사는가 등등은 명(命)의 일로 볼 수 있습니다.

인생을 한 오십년쯤 살아야 이런 통찰력이 생긴다고 합니다. 그래서 50세가 지나면 어떤 일을 펼치기보다는 해 왔던 일도 거두고 다지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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