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나의법조회고록

[나의법조회고록] 이병호 변호사 ③ 隨想集『法窓散稿』

이병호 변호사

1977년1월, 정읍지원장에서 광주지법부장으로 온 무렵, 평 소 다정하게 지내오던 金載周 광주고법 부장이 춘천지법원 장으로 승진, 부임한지 얼마 안 되어 갑자기 他界하였다. 허무 하다는 생각이 나를 사로잡았 다. 나도 언제 갑자기 죽지 말 라는 법이 없다. 지금까지 신문 잡지에 기고했던 글들을 책으 로 만들어 내가 이 세상에 다녀 간 흔적이라도 남겨 두자. 서둘 러 만들어 낸 수상집이『法窓散稿』다.

광주관광호텔에서 출판기념 회를 가졌고, 많은 분들의 축하 를 받았다. 당시 李英燮대법원 판사는 다음 같은 書評을 기고 했다.

「지난 1월 현재 光州地方法院部長判事로 계시는 李丙皓 선생께서는 法窓散稿라는 이름 을 붙여서 과거 20여 년에 걸쳐 서 쓰신 글들을 모아서 예쁜 장 정으로 아담한 隨想集을 出刊 하셨다.

先生도 나와 마찬가지로 法曹人이기 때문에 생각되는 것은 직무상 다루는 사무가 항상 메 마르고 윤기 없는 그늘진 世上事이기에 자칫하면 타고난 情感 을 바르게 活動시키지 못하는 억압 속에서 살기 쉽다. 는 점이 다. 더욱이 法曹人이 다루는 글 은 모든 情感的인 표현을 멀리 하고 無味乾燥한 전문용어만을 다루게 되어 자칫하면 그들의 글이 梗塞하고 딱딱하여 일반사 람들의 심금을 울리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한편 생각하면 올바 른 재판은 多情多感한 品性을 바탕으로 하여서만 이룩된다고 믿는다. 人間萬事의 世情에 통 달하고 구석구석에 이르기까지 人情의 기미를 들여다 볼 줄 알 때에 비로소 是非의 판가름이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일을 제대로 처리하기 위하여 서는 광범위한 東西古今의 新舊知識과 심오한 思想性을 탐 색하는 노력이 꾸준히 병행되 어야 하는 것이다.

法은 풍부한 자양분을 항상 제공하는 싱싱한 뿌리를 내리 고 있을 때에 제구실을 할 수 있 는 것이요, 이럴 때에만 푸른 잎 새와 화사한 꽃을 볼 수 있는 것 인데, 이 뿌리의 구실을 하는 것 이 바로 敎養이라고 일컬어지 는 깊은 思想性을 의미하는 것 이다.

著者께서는 일찍이 어려운 法 을 쉽게 풀어서 계몽적인 글을 많이 발표하셨다.

1974년11월에 出刊하신『알 기 쉬운 財産·家族法해설』이 그 중의 대표적 著作이라고 할 것이다. 法을 專攻하지 아니한 人士들에게 손쉽게 法에 접근 할 수 있는 첩경을 마련한 勞作 이다.

글을 써보지 아니한 사람은 그 어려움을 모른다. 남이 쓴 것 을 읽고 비판하기는 쉬워도 내 가 붓을 들고 글을 만들려면 이 만 저만 힘이 드는 것이 아니다.

더욱이 이번에 출간하신 法窓散稿에 수집하신 글들은 그 하 나 하나가 珠玉같은 글이다. 그 문장이 보기 드물게 流麗하고 한자 한자에 깊은 人情과 사상 이 깃들고 있다. 읽는 이로 하여 금 어딘지 모르게 가슴을 설레 이게 하는가 하면 또한 가슴을 흐뭇하게 하면서 뿌듯하게 한 다. 이러한 筆體가 法窓散稿에 나타난 것은 오로지 先生이 타 고난 뛰어나신 재질과 줄기찬 선생의 硏磨의 所産이라고 믿어 마지않는다. 특히 위에서 본 바 와 같이 法曹에 몸을 담고 계신 先生으로부터 아름답고 감미로 운 글을 본다는 것은 희귀한 일 이기도 하거니와 한편으로는 우 리 같은 法曹人의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다.

특히 第三「生活의 周邊」에 실 린 열 한 개의 글은 先生의 남다 른 觀察力으로 事物을 파해 치 고 느끼신 所感을 예쁜 筆致로 엮으신 글이요, 第四「三上의 思索」에 실린 스물세개의 글은 先生의 重厚하고 圓熟한 人生觀과 종교에 바탕을 둔 무게 있 는 글이며 다음 第五「風物記」 에 담긴 다섯 개의 글은 先生이 아니고서는 맛볼 수 없을만한 깨끗한 筆致로 호남의 景觀을 눈에 보는 듯이 그려낸 紀行文 이다.

다음에『法窓散稿』中第一「法窓의 周邊」에 담긴 열 아홉 개의 글과 第二「窓外의 管見」에 실린 여덟 개의 글 및 第六「講演」에 실린 두 개의 글들은 모 두 저자가 中堅法曹人의 한 분 으로서 法窓에 비친 모든 風物 을 탁월한 筆致로 토막토막 그 린 것이다.

法律家는 물론이거니와 특히 非法律家들에게는 흥미진진한 글들이다.

隨想集에 대하여 관심 있는 人士들에게 一讀을 권하고 싶 다. 무엇이 씌어 있는지 저절로 펴보고 싶은 책이다.

끝으로 선생의 건투를 빌며 더욱 훌륭한 글을 엮으셔서 우 리들의 마음의 양식이 되게 하 여주시기를 빌어마지 않는다.」 (1977년4월11일 法律新聞)

2003년 08월 14일 (제3194호)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