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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이야기

[한자이야기] 치(治)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치(治)는 "다스리다, 고치다"등의 뜻으로 쓰입니다. 글자의 모양에 물()이 있는 것으로 보아 다스리다라는 말은 물과 관계가 깊은 듯합니다. 물을 잘 다스리는 일만큼 중요한 일이 없었습니다. 문명이 발달한 오늘날도 홍수 관리가 쉽지 않습니다. 더구나 나무 위에 집을 짓고 살고 흙을 판 굴에서 살던 옛날은 물관리가 바로 나라 통치의 중심이었습니다. 요(堯)임금이 우(禹)를 등용한 것도 물 때문이었습니다. 우(禹)가 물을 다스린 방법은 아주 간단했습니다. 물이 가는 길을 따라 땅을 파서 길을 내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물은 자연히 바다로 흘러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세상이 다스려지고 편안해졌습니다. 치안(治安)이 된 것입니다. 편안해지자 치세(治世)가 한동안 이루어졌지요. 세상은 한 번 다스려지면 한 번 혼란이 옵니다. 이를 일컬어 기화(氣化)의 성쇠와 인사(人事)의 득실이 반복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세상의 이치입니다.

우(禹)는 지혜로운 분이었습니다. 물의 성질을 거스르지 않고 순리를 따라 물길을 터 주었습니다. 이처럼 사람에도 등급이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 치인(治人)을 하기도 하고 치어인(治於人)되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을 다스리는 사람이 우임금 같은 치인(治人)이고 그런 사람에게 부림을 당하는 사람이 치어인(治於人)입니다.

치인(治人)을 하는 사람은 반드시 법치(法治)를 해야 합니다. 우리도 한 때 법 따로 다스림 따로인 때도 있었지요. 그 때는 인치(人治)가 판을 칩니다. 사람이 멋대로 다스리는 것이 인치입니다. 이런 혼란을 걱정한 어느 성인은 무위치(無爲治)를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다스릴 것이 아니라 내버려두면 저절로 질서를 잡아 잘 다스려진다는 것입니다.

어느 방식이든 세상은 한 번 다스려지면 한 번 혼란이 옵니다 이것이 이른 바 맹자의 일치일란(一治一亂)입니다. 요순(堯舜)이 있은 뒤에는 걸주(桀紂)가 오고, 걸주가 가면 다시 문무왕이 온다는 것이지요. 인류 역사는 이 치란(治亂)의 반복이었습니다. 어느 한 왕조에만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왕조만 그런 것이 아니라 가문이나 개인도 이 치란의 반복입니다. 자손의 잘남 잘못남도 하늘의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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