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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인간은 왜 늙는가

김영은 변호사(서울) - 제2993호

1998년 10월 美상원의원 존 글랜은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를 타고 지구주위를 1백44번 선회함으로서 세계 최고령의 우주비행사가 되었다. 1962년 우정 7호에 탑승하여 지구를 3바퀴 돌고 온지 36년만의 일이었다. 당시 그의 나이는 77세였으며 미국국민들은 다시 지구로 귀환한 글랜을 새로운 영웅으로 맞이했다. 이로써 이 노장 우주인은 나이가 인간에게 아무런 제약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멋지게 증명했다. 디스커버리호에 승선한 글랜의 임무는 단 9일만에 끝났으나 이 짧은 시간에 그가 수행한 임무가 의약발전에 미칠 영향력은 영원할 것이다. 글랜은 우주에 머무는 동안 무중력상태가 노화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해 줄 수 있는 10가지 실험을 수행했다. 그는 뇌파 및 호흡탐지기를 온몸에 단 채 뇌파, 수면, 리듬, 혈압, 심장 및 순환기의 기능과 균형감각 등을 측정함으로서 이제까지 우리가 알고있는 할아버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노년을 대변하는 인물이 되었다. 그리고 이 노장 우주비행사는 자신이 적어도 백수를 누릴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노화의 원인으로는 잘못된 식생활, 술, 담배, 마약, 운동부족 등 여러 가지 원인이 거론되고 있으나 이 중에서 가장 주목받는 장수의 열쇠는 호르몬에 있다는 이론이다. 호르몬은 신체의 여러 곳에서 생성되어 혈관을 통해 신체 각 부분으로 이동되는 화학물질로, 모든 신진대사과정에 관여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수십년 동안 학계에서는 늙기 때문에 호르몬 함유량이 떨어진다고 추측했으나 사실은 이와 정반대로 호르몬 함유량이 떨어져서, 즉 신체에서 호르몬이 점점 더 적게 생성되기 때문에 늙는 것으로 밝혀졌다. 호르몬의 감소는 특히 남성들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는데 정력감퇴, 과 체중, 면역체계교란, 심장과 순환기장애 및 자가면역성질병유발, 성욕감퇴, 우울증 등이 바로 호르몬의 감소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의약의 발달로 최근에는 남성에게도 갱년기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는데, 대략 55세 정도가 되면 갱년기가 시작된다. 이 때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하면 질병을 예방하고 수명을 연장하고 생물학적 나이를 연장할 수 있다. 60세 된 남성의 호르몬레벨을 35세 청년의 그것과 똑같이 되도록 높일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지방이 줄어들고 근육은 늘어나며 힘이 나고 성욕과 기억력이 향상되는 등 갖가지 기분 좋은 현상이 함께 나타나게 된다. 시리아 무사이피라마을 출신의 후세인 샤들리는 1999년4월 눈을 감았는데 그때 그의 나이가 148세였으며 그는 자신이 젊었을 때 겪었던 조국의 치욕을 또렷이 기억하여 평소 즐겨 이야기했다고 한다. 그는 탁월한 기억력을 가졌으며 안경도 쓰지 않은 채 책을 읽었고 1백여 명의 손자와 증손자를 모두 알아보았다고 한다. 현재 세계에서 공식적으로 최고령은 118세의 미국여성으로서 이름은 사라클락이다. 성경에도 호르몬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 열왕기에는 다윗왕이 나이가 들자 아무리 이불을 덮어도 추위를 이길 수 없다고 하여 한 신하가 왕께 고했다. “젊은 처녀를 구하여 왕을 모시게 하여 왕의 품에 누워 왕을 따뜻하게 하겠나이다.” 신하들은 수넴출신의 아름다운 처녀 아비삭을 왕에게 데려갔고 그녀는 왕을 봉양하여 수종했다고 한다. 내분비학적으로 볼때 아비삭은 다윗왕의 테스토스테론호르몬생성을 도왔던 것이다. 우리 몸에는 호르몬의 작용을 방해하는 물질이 많이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포화지방산이다. 내분비학의 새로운 연구를 통해 노화의 근본원인이 되는 분자의 변화는 호르몬의 정보를 잘못 전달하고 호르몬의 협력체계가 나빠지는 것과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우리 몸은 강력하고도 복잡한 인터넷과 같다. 호르몬이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주어야만 모든 조직이 제대로 돌아가는 것인데 호르몬이 균형을 잃으면 우리 몸의 노화가 시작된다. 수면장애, 늘어가는 주름살, 건조한 피부, 성욕 감퇴, 우울증, 만성적 통증, 지방과다, 당뇨, 심장, 순환기질병 그리고 암 등은 남성의 신체에서 호르몬이 균형을 잃음으로서 발생할 수 있는 결과다. 반대로 적정한 호르몬은 노화과정을 지연시킬 수 있다. 남성의 신체에는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반드시 늘어나는 것들이 있는데 즉 인슐린내성, 심장수축시의 혈압, 지방조직의 비중 등이다. 나이가 들수록 낮아지는 것은 내당능 신체의 산소소비능력(특히 운동할 때), 근육의 양, 근력, 체온조절능력, 면역기능 등이다. 인슐린이 하는 일은 우리가 섭취한 영양분 특히 탄수화물을 표적세포에 적절히 저장하는 것이다. 피 속에 인슐린이 없다면 세포는 기아상태가 된다. 그러나 인슐린이 과다하게 생산되면 인슐린내성이 생겨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기 어렵게된다. 노화의 여러 변수는 과다 인슐린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라 할 수 있다. 호르몬은 식생활을 통하여도 보충할 수 있는데 우선 탄수화물을 적게 섭취하여 인슐린생산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또 다른 방법은 이로운 에이코사노이드호르몬(아주 최근에야 알려진 자가분비호르몬으로 생체의 모든 세포에서 합성되는 이 생리활성물질은 미량으로 각종 생물활성을 나타내는 강력한 정보전달물질이다)의 생성을 위해 불포화지방산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다. 불포화지방산은 생선기름과 올리브유에 풍부하게 들어있다. 에스키모인들은 엄청난 양의 기름을 섭취하지만 동맥경화증에 잘 걸리지 않는데 그 이유는 생선기름과 간유를 충분히 섭취하기 때문이다. 베리파버가 그의 저서 ‘다이아몬드는 고통을 겪으며 빛난다’ 에 인용한 것을 보면 100세를 넘긴 전세계 4천명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그들에게서 볼 수 있는 공통점은 특별한 음식이나 일상적인 운동이 아니었다. 그들 모두에게서 발견된 주요한 특징은 그들이 지속적으로 생활에 전념했다는 점이었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 취미활동, 가벼운 농사와 정원손질을 중단하지 않았고 주변세계에 대해 늘 깨어 있었다. 울고 웃는 것도 빈번했다. 여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슬퍼하기보다는 모든 순간들을 소중하게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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