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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언

상사변호사의 정의

송웅순 변호사(법무법인 세종)

우리는 누구나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자신의 직업 또는 조직 내에서의 역할에 대한 나름대로의 정의를 갖고 생활한다. 직업 또는 역할에 대한 올바른 정의를 뚜렷하게 가지고 있으면 업무에 관한 또는 조직원으로서 올바른 자세를 갖고 매사에 소신과 적극성을 갖고 임하는 등 역할에 충실해지기 쉽다.

우리 사회의 변화에 따라 우리나라에서 변호사 역할도 다양해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형사사건이나 발생한 분쟁관련 민상사 소송이 주 업무이던 변호사들도 이제는 상당수가 상사거래 관련 계약서를 작성하는 등 계약형성에 관여하는 '상사변호사(business lawyer)' 또는 더 좁게는 '거래변호사(transaction lawyer)'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이제는 상당수의 변호사들이 기업, 공공기관, 행정기관, 입법기관 등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역할이 다양해진만큼 다양한 정의가 필요하게 되었다.

상사변호사의 한 사람으로 종사하고 있는 나는 상사변호사의 역할을 "법의 제약 아래 법이 인정하는 실체적, 절차적 권리의무를 수단으로 하여 거래 당사자들이 추구하는 목적을 최대한 많이 최소의 비용으로 달성하도록 계약관계를 설정하고 실행되도록 하는 일"이라고 정의하고 실천하고자 노력하여 왔다. 내가 15년 전쯤 한 기업집단의 법무책임자로 근무할 당시 소속 변호사뿐만 아니라 일반직원인 법무담당자들을 교육하기 위하여 나름대로 숙고하고 정리한 정의인데, 기업의 사내변호사나 법무담당자 뿐만 아니라, 일반 상사변호사에게 그대로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상사변호사가 거래비용(transaction cost)을 낮추어 경제생활에서 효율을 달성함에 기여하는 역할에 대하여는 Ronald Gilson 교수의 설명을 빌리고자 한다. 그는 거래비용을 효율화하는 구조를 디자인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사람들을 거래비용기술자(transaction cost engineer)라고 하고, 상사변호사를 거래비용기술자로 파악한 다음 기업인수계약을 예를 들어 설명한다. 기업인수계약에서 기업의 가치평가에 관한 매도인과 매수인의 평가의 차이 때문에 기업인수거래가 깨질 위험이 있을 때 변호사는 그 평가의 차이를 극복하는 방법으로서 미래의 일정기간의 수익으로 매매가격을 정산하는 방안(earnout)을 제시함으로써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은 많은 예 중의 하나이다.

상사변호사가 자신을 "거래비용을 줄이고 거래를 성사시키는 거래비용기술자"라고 정의하는 순간부터 거래비용을 절감하는 더 많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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