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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투자 중국법률] 중국 민법의 완성-침권책임법 공포

최병선 변호사(법무법인 세종)

그 동안 중국법은 이른바 'China Standard'라는 미명 하에 '중국에서는 중국법'이라는 원칙 아닌 원칙을 근거로 하였고 따라서 자국 기업 육성 등의 배경 하에 공정하지 못한 법률이라는 인상을 주어온 측면이 있다. 이러한 배경 하에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중국에 진출한 우리 나라의 기업 임직원들을 상대로 '경쟁법의 국제적 준수를 위한 국제카르텔 예방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중국법도 점차 국제화 추세 민법전 완비 프로젝트 완성

그러나 중국법은 점차 세계적인 추세에 맞추어 국제화하고 있다. 예컨대 2010년 7월1일부터 '중화인민공화국 침권책임법'이 시행된다. 이 법은 2001년부터 정부와 학자들 사이에서 논의를 거쳐 준비되어 온 것으로 지난 해 12월26일 열린 중화인민공화국 제11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제12차 회의에서 공포되었다.

이 법은 1986년 공포된 '민법통칙'을 시발점으로 하여 '계약법(合同法)', '물권법' 등 중국 정부의 민법전 완비 프로젝트가 완성되었음을 의미한다. 즉, 법률학적인 측면에서는 이 법이 시행됨으로 인하여 민사법의 완결적 구조가 이루어진 것으로 이해되고 있으며, 그 동안 '사법해석'이라는 방법으로 시도하던 민사심판활동의 전면적 규범화 및 실용의 통일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 법은 실체법적인 면에서의 손해배상의 구성요건의 문제만이 아니라 절차법적인 사항들, 예컨대 증명책임에 관하여도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법의 제정도 그러한 흐름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것인 바, 이 법은 제1장 내지 제4장에서 책임주체, 책임구성과 책임부담 방식, 책임의 감면 등 총론적인 규정을 하고 있는데 이른바 '과실책임 원칙'을 기본 원칙으로 하고, 행위자의 과실(過失)이 추정되는 경우에는 행위자가 무과실을 증명할 책임을 부담시키고 있다. 특히 주체의 하나로서 인터넷 사용자나 인터넷서비스사용자를 명시하고, 이들로 하여금 타인의 민사권익을 침해한 경우에 권리침해 책임을 부담시키고 있다.

이 법은 그 동안 개인의 권리가 타인에 의하여 침해를 당하였을 경우에 민법통칙, 소비자권익보호법, 환경보호법, 도로교통안정법, 상품질량법 등에 산발적으로 일부 언급이 되어 있던 조항을 통합하여 규율하고 있다. 한편, 제5장 이하에서는 제품에 대한 책임, 자동차 교통사고 책임, 의료손해 책임, 환경오염 책임, 고도위험 책임, 사육동물의 손해 책임, 물건손해 책임 등 각론적으로 구체적인 특별한 책임을 구분하여 규정하고 있다.

타인의 민사권익 침해 때 권리침해 책임 부담 시켜

이 법과 관련하여, 한국법과 비교하여 볼 때 특별히 유의할 점을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완전민사행위 능력자의 경우 술에 취하거나 마취약 또는 정신약물을 남용하여 행위를 행할 때 잠시 의식을 잃었거나 그 행위를 통제할 수 없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권리침해책임을 부담하여야 한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의사능력의 제한을 가져온 경우가 아닌 한 손해배상 책임 또는 형사책임에 대한 감면을 하는 경우가 있는 것과는 달리, 음주 등으로 인한 사례를 명시하여 음주 등으로 인한 심신능력의 제한상태에 있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손해배상책임이 있는 것으로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

심신능력 제한 음주상태도 "손해배상 책임 있다" 명시

음주에 상당히 관대한 우리 나라의 경우와는 다른 접근 방법이라고 하겠다. 음주 등이 아닌 사유로 잠시 의식을 잃거나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되더라도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마찬가지로 손해배상을 하여야 한다. 과실이 없는 경우에도 행위자의 경제상황에 비추어 적절한 보상을 하도록 하고 있다는 점은 특히 주목할만한 부분이라고 하겠다.

한편, 제품에 하자가 존재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 생산자가 권리침해 책임을 부담함은 우리 나라의 경우와 기본적으로 같다. 그러나 제품에 하자가 있는 것을 잘 알면서도 생산, 판매하여 타인의 사망을 초래하거나 건강에 엄중한 손해를 입힌 경우 피침해자는 상응한 징벌성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우리 나라 법제와는 달리 손해배상의 한도를 실손해액에 한하지 아니하고 징벌적 의미를 부여하여 실손해액 이상의 금액을 배상하도록 하는 것이 징벌성배상제도로서 동 제도가 침권책임법에 명시된 점도 유의하여야 한다.

나아가 제품 자체의 설계 혹은 제조상의 하자뿐만 아니라 사용상의 위험이 있는 경우 그에 대한 경고 등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도 포함되는 것으로 학자들이 이해하고 있으므로 기업체들에 대한 파급효과는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징벌성배상의 액수가 어느 정도일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언급이 없고 학계에서도 의견이 나뉘고 있으므로 실사례들이 등장할 2010년 하반기 이후를 주목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하자 알면서 제품판매 경우 징벌성배상 청구할 수 있어

중국 내에서 제조/판매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은 징벌성배상으로 인한 타격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제품의 생산 및 판매 절차에 있어 제품 자체의 하자는 없는지, 하자를 찾아내고 시정하는 조치는 적절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고객에게 제품의 사용법에 관한 설명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등을 충실히 확인하는 방법을 통해 침권책임법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할 것이 요구된다. 생산물배상책임보험이나 환경오염배상책임보험의 가입도 고려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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