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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투자 중국법률

[중국투자 중국법률] 중국 내 꽌시(關係)는 중국법 안에서

나승복 변호사(법무법인(유) 화우)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사람 치고 꽌시(關係)라는 중국말을 모르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이들에게는 중국법보다는 꽌시가 먼저 입에 오르내린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중국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법을 따져보지 않고 꽌시에만 집착하였다가 낭패를 보는 기업들이 있다. 아마 지금도 어디에선가 꽌시를 쫓아 바쁘게 뛰는 자가 있을 것이다.

일을 제대로 마무리 하려면 꽌시 아닌 사리에 기초해야

지금부터 약 1,000년 전 이에 대해 경종을 울린 이가 있었다. 북송의 문인이자 지방관이었던 소동파(蘇東坡)다. 成事在理不在勢(청스 짜일리 부짜이스)! 일을 제대로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사리에 기초해야 하는 것이지 세력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 이를 중국법률실무의 시각에서 보면, 소동파가 중국에 진출하려는 우리 기업에게 무엇을 경고했는지 분명해진다. 중국에서 법률상 위험을 취소화하기 위해서는 법령이나 사리에 기초해야 하는 것이지 꽌시에 의존해서는 아니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중국에서의 꽌시는 중국법의 틀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법의 틀을 벗어난 꽌시는 법률지식과 실무경험이 없는 자로부터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 등과의 인적 관계가 이러한 꽌시를 부추기기도 한다. 충분한 사전 준비가 없는 상태에서 전망이 밝아 보이는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특히 꽌시가 자주 동원된다. 급박하게 사업을 추진해 큰 이익을 내보겠다는 과욕 때문이다. 발묘조장(拔苗助長)이라고 할까? 그러나 이러한 과욕은 추후 감당하기 어려운 경제적·정신적 부담으로 돌아온다.

중국법의 틀을 넘어선 꽌시 사례들을 상정해 보자. 이러한 꽌시는 각종 인·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동원되는 경우와 분쟁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동원되는 경우로 대별해 볼 수 있다.

인·허가 받으려 꽌시 동원, 추진 사업 그르치기 일쑤

우리 기업이 중국 기업과 합작하여 중국에서 외상투자기업을 설립할 때 담당공무원을 잘 안다는 지인에게 맡겨 인·허가 등의 업무를 처리한 경우를 상정해 보자. 중국법상 외국투자는 등록자본이 아닌 투자총액 및 업종에 따라서 심사비준기관이 달라진다. 장려업종이나 허가업종의 경우 투자총액이 미화 1억 달러 이상이면 중앙정부에서, 그 미만이면 지방정부에서 비준을 받아야 하는 반면에, 제한업종의 경우 투자총액이 미화 5,000만 달러 이상이면 중앙정부에서, 그 미만이면 지방정부에서 비준을 받아야 한다(<외국인투자프로젝트비준 임시관리규정> 제3조, 제4조). 지방정부에서 받는 비준도 투자총액에 따라 성(省)정부인지, 현(縣)정부나 시(市)정부인지가 달라지며, 각 성마다 다른 기준을 가진다. 이와 같이 관련 법령에 비준기관이 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상투자기업의 설립을 위하여 중앙정부보다는 지방정부, 그 중에서 성정부보다는 현정부에서 비준을 받고 싶어한다. 그 과정에서 설립비준을 담당하는 공무원과 꽌시가 좋다는 지인의 말에 솔깃하게 된다. 정작 중요한 설립비준자료의 준비는 뒷전이다.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나중에 돌이켜보면 왜 이랬나 싶지만, 될 성 싶은 사업을 급박하게 추진하다 보니 시간과 비용만 허비하게 된다. 자기도 모르게 법의 틀을 넘어버리기가 쉽다. 그 이후 제대로 기업의 설립비준서류를 준비하는 경우 최초의 설립비준신청보다 더 엄격한 심사를 거쳐 비준 여부가 결정될 수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중앙 및 지방정부의 최근 법령을 빠짐없이 살펴본 후, 이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주무 비준기관의 확인을 거치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해야 법률적 위험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 꽌시는 바로 이러한 확인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개발사업 규제 엄격, 주무기관 확인 꼭 거쳐야

우리 기업이 중국 기업과 합작하여 부동산개발기업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지방정부의 공무원을 잘 안다는 꽌시를 내세워 사업자금의 대출 등에 대해 지방정부의 보증을 받아주겠다고 장담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꽤 그럴 듯해 보인다. 하지만, 외국정부나 국제경제조직으로부터의 차관은 국무원의 비준을 거쳐 자금을 다시 대여하는 경우 외에는, 국가기관은 보증을 설 수 없다(<담보법> 제8조). 그럼에도 어느 지인이 꽌시를 통하여 지방정부로부터 부동산개발사업자금에 대한 보증을 받아주겠다고 하면, 지인을 신뢰한 우리 기업으로서는 이런 유혹을 떨치기 어렵다.

분쟁 해결위해 꽌시 집착, 채권회수 시기 놓칠 수도

그러나 꽌시가 좋다는 지인에게 불필요한 비용만 허비할 뿐 어떠한 합법적인 결과를 끌어낼 수 없다. 중국에서의 부동산개발사업은 일반 합작기업에 비하여 규제가 더 엄격하다. 기업의 자격요건, 토지사용권의 취득관계, 투자총액과 등록자본금의 비율 및 등록자본금의 납입관계, 부동산개발기업의 자격등급, 개발프로젝트의 진행비율과 대출관계, 외환결제관계 등 세밀히 따져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중국에서 부동산개발사업의 진출에 앞서 이와 같은 법률관계에 대해 상세히 검토한 후 주무기관의 확인을 거쳐 법률적 위험을 최소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 기업이 중국 내 외상합작투자기업의 지분을 양수할 때에도 심사비준, 등기절차를 거쳐야 하는 관계로 담당공무원을 잘 안다는 지인의 꽌시에 솔깃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한국 기업이 중국 내 외상투자기업의 지분을 양수하기 위해서는 당사자간의 지분양수 합의 및 다른 출자자의 동의, 외상투자기업의 이사회 결의, 외상투자기업 설립비준기관의 지분양도에 대한 심사비준, 공상행정관리기관의 공상등기와 같은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며 심사비준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때에는 지분양도의 효력이 발생하지 아니한다(<중외합작경영기업법> 제10조, <외상투자기업투자자의 지분변경에 관한 규정> 제3조, 제7조, 제17조). 또한, 지분양도에 관한 심사비준을 받아야 원 합작계약과 원시 정관의 변경효력도 발생하게 된다(동 규정 제20조).

따라서, 지분양도에 대한 심사비준을 받기 전에는 지분양도인과 양수인 및 나머지 합작투자자는 변경된 합작계약이나 정관의 규정에 구속되지 않는다. 우리 기업이 이처럼 복잡한 지분양수절차를 지인의 꽌시를 동원해 법정절차와 달리 처리하고 싶겠지만, 꽌시 위에서 내려다 보고 있는 법의 호령은 그리 녹녹치 않다. 법불용정(法不容情)이다. 운 좋게 심사비준절차가 마무리되었다고 하더라도, 위법사실이 밝혀진 때에는 그 전부가 부적법하게 되어 어떠한 효력도 인정받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우리 기업이 중국에서 외국합작투자기업의 지분을 양수할 경우 위와 같은 법률관계는 물론 각 업종별 특수한 요구사항 등에 대해서까지도 상세히 검토한 후 주무기관의 확인을 거쳐 법률적 분쟁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

M&A 심사비준·등기절차, 꽌시 믿으면 시간만 허비

분쟁금액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이유로, 외상투자기업이 중재위원회의 관계자를 잘 안다는 지인의 꽌시를 동원해 직접 중재신청서를 제출한다고 상정해 보자. 여러 가지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지만, 중재합의의 효력이 문제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중재절차가 진행되는 중, 위 외상투자기업은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뒤늦게 알게 된다. 지인은 위 중재위원회의 관계자에게 이러한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지 백방으로 알아보나 돌이킬 수 없다. 편장막급(鞭長莫及)이다. 위 중재합의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자세히 들여다 보자. 당사자간의 계약 중 분쟁해결조항에 의하면, "당사자간에 발생하는 일체의 분쟁은 중재 또는 소송에 의하여 해결한다"고 적혀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중재합의를 선택적 중재합의라고 한다. 중국법상 위와 같은 중재합의는 원칙적으로 효력이 없으나, 상대방이 제1회 중재기일에서 중재합의의 효력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경우에 한하여 유효하다고 명시되어 있다(<중재법의 적용상 몇 가지 문제에 관한 최고인민법원의 사법해석> 제7조).

위의 경우 전문가를 통해 선택적 중재합의의 효력을 따진 후, 중재를 신청해야 할 것인지, 소송을 제기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 또한, 승소 후 집행을 보전하기 위하여 상대방의 재산에 가압류조치를 취하는 것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

따라서, 위 기업이 꽌시가 좋다는 지인을 통해 중재절차를 진행하는 경우, 시간을 허비할 뿐만 아니라 채권보전의 기회마저 놓칠 가능성이 높다. 설사 이러한 중재합의에 기초하여 유리한 중재판정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중재판정의 강제집행절차에서 이러한 중재합의의 적법성에 대하여 다시 따지게 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제일 좋기는 중재합의의 적법성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분쟁해결조항을 명확하게 정하는 것이다. "당사자간에 발생하는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 등 일체의 분쟁은 ○○○ 소재 ○○중재기관에서 그 당시 유효한 ○○중재기관의 중재규칙에 의하여 중재로 해결한다"는 정도이면 무난하겠다.

'청스 짜일리 부짜이스' 蘇東坡 교훈 깊이 새겨야

우리 기업들이 중국법의 허용범위 내에서 꽌시를 활용한다면 법령 규정의 적용이나 실무처리의 지침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는데 상당한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중국법이 허용하는 담장을 넘어서는 순간, 시간과 비용의 손실은 물론 사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중대한 위기에 처할 수 있다. 달콤한 듯한 꽌시의 유혹에 벗어나기 위해서는 지금도 약 1,000년 전 소동파의 교훈을 깊이 되새겨야 할 것이다. 청스 짜일리 부짜이스(成事在理不在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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