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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와 그 부속도서

신우철 교수(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헌법사를 연구하던 중 헌법의 영토조항, 즉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라는 구절의 유래를 뒤져보았다. 북녘 땅에 대한 비현실적 지배권을 명시한 그 이념적 가공성과 국가보안법·탈북주민국적·북측출판물보호 등 그 규범적 실효성의 모순관계를 잉태한 텍스트의 곡절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유진오의 수정 전 육필초안은 경기도에서 제주도까지 13도의 행정구역 명칭을 열거하는 방식을 취했다. 법전기초위원회 제출 단계에서 '조선반도와 울릉도, 제주도 급 기타의 부속도서'로 되었다가, 행정연구위원회와의 합작 단계에서 제주도가 빠져 '조선반도와 울릉도 및 기타의 부속도서'로 바뀌었다. 이후 국회본회의 이송 단계에서 현행헌법과 같이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최종 수정된 것이다.

수정 전 육필초안의 행정구역 열거방식은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서구 열강의 영토침탈, 특히 몽고와 티베트에 대한 영토침탈을 의식했던 중화민국임시약법(1912) 제3조와 연결된다. 일본 자유민권파 헌법초안 중에도 가령 일본헌법예정안(1881) 제1조처럼 행정구역을 열거한 방식을 찾아 볼 수 있다.

그 변형과정에서 '울릉도'가 부각된 것은 '홋카이도'를 따로 든 이노우에 코와시의 헌법초안(1882) 제1조를 연상시킨다. 메이지 초기 '홋카이도개척사'를 파견했던 것을 본떠 조선말기 울릉도에 '동남제도개척사'를 파견했던 역사도 있었다. 이처럼 '섬'으로 영토조항을 표현하는 것은 19세기 말 일본 헌법문서들에서 흔히 발견되는 방식이기도 하다. 즉, 현행헌법의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는 '부속제도(附屬諸島)' 또는 '속도(屬島)'와 같은 일본 헌법텍스트들의 표현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최종 단계에서 제주도, 울릉도가 빠지고 부속도서만 남은 데는 독도의 귀속문제도 고려되었을 것이다. 제헌의회 속기록에는 "향후 독도의 귀속이 달라진다면 영토의 범위가 틀려지는 것 아니냐"는 강욱중 의원의 발언이 기록되어 있다. 같은 발언에서 헌법이 38선 이북에 미친다는 데 이의를 제기했던 강 의원은 이후 국회프락치사건으로 체포, 투옥되었다가 한국전쟁 때 대한민국헌법의 실효성이 미치지 않는 땅으로 월북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통령의 독도발언논란이 소송으로 증폭되고 있다. "일시적·잠정적이라 하여 영토주권의 제약이 허용될 수는 없다"는 헌법재판소 결정문 중 한 구절이 떠오른다. 관련 당사자들의 각별히 신중한 대응을 기대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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