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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언

로스쿨 잡감(雜感)

신우철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기대 반, 우려 반으로 법학전문대학원 체제가 출범한지도 벌써 1년이 훌쩍 지났다. 평가를 내리기는 이른 감이 있지만, 직접 교육을 맡았던 입장에서는 '한번 해볼 만하다'는 게 솔직한 느낌이었다. 법학 인접전공자들의 빠른 적응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우려했던 자연과학도들도 힘든 과정을 묵묵히 소화해 내고 있었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애송이에게 법학을 가르쳐야 하는 고충에서 이제는 해방되었다고 할까. 이들이 법률가로서 첫발을 내딛는 시점부터 우리 법조의 내실은 한층 다양하고 풍부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물론, 아직까지 우려되는 부분도 적지 않다. 우선은 곧 닥치게 될 변호사시험이 문제다. 공법 선택형의 경우 지엽적 헌법 부속법령이나 행정법 각론은 배제하기로 했다고 한다. 시험의 공정성에 대한 과민반응 때문에 '찾아서 알 수 있는' 부분까지 '외워서 쓰도록' 강요했던 것이 지난 사법시험의 최대 맹점이었다. '판례 앞 글자 따 외우기' 시험요령을 횡행시켰던 슬픈 희극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시험의 범위나 합격률 못지않게 구체적 시험 실시방법, 특히 관련 자료의 제공방법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변호사시험이 법조인 양성의 출구 문제라고 한다면, 법학전문대학원 입시는 그 입구에 가로놓인 문제다. 법학적성시험의 공신력이 아직 채 뿌리내리지 못한 상황에서 과연 어떤 기준으로 신입생을 선발해야 할지, 올 제2회 입시까지도 대학별로 암중모색이 계속되었다. 와중에 우수 예비법조인 선발을 위한 수단으로 채택된 '면접'이나 '서류전형' 제도는 특정대학 졸업생의 우선선발 통로가 될 수 있어 남용이 우려되고 있다. 출구에서는 공정성의 과잉이 문제되는 상황이라면, 입구에서는 공정성의 결핍이 문제되는 상황이라고 할까.

출구에서든 입구에서든, 법조인 선발에 대한 신뢰의 상실은 법조인 전체에 대한 신뢰상실, 나아가 법 자체에 대한 신뢰상실로 이어지게 된다. 토크빌은 미국 민주주의의 균형추를 귀족과도 같은 자부심을 지닌 법조인에서 찾았다. 법조인이 얕보이고 법이 깔보이는 나라가 멀쩡하게 꾸려질 리 없다. 모든 것을 갖추었기에 교역도 필요 없노라던 청의 쇠퇴 뒤에는 엘리트를 질식시키는 '팔고문(八股文)'의 폐해가 있었다. 이승만도 떨어뜨리고 김구도 떨어뜨리는 구한말 과거제도의 협잡이야말로 조선의 낙일(落日)에 속도를 더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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