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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교실

출구 전략과 한국 경제

이재봉 팀장(신한금융투자 서초PB센터)

2010년도 증권시장의 화두 중의 하나는 '출구 전략'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벗어났다고 판단되는 경우 경기 진작을 위해 풀었던 유동성을 회수하기 위해 금리인상이나 지준율 인상 정책을 사용하는 것을 출구 전략이라고 한다. 지난 1월13일 중국이 은행 지준율 인상을 발표하자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한 것을 보면 출구 전략에 대한 금융시장의 두려움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이 원하는 것은 부동산 버블을 방지하는 것이며 소비 경기를 억제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과 함께 발표 이튿날 시장은 회복되었다. 특히 한국은 글로벌 시장 약세 전망에도 불구하고 원화가 단지 2원만 상승한 것은 한국 시장에 대한 외국인들의 신뢰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즉, 단기적으로 약세 국면을 보일지라도 근본적인 Buy Korea에 대한 전략이 지속될 것임을 더 확실하게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글로벌 투자자의 Buy Korea 경향은 한국 외환시장이나 채권시장에서도 동일하다. 2007년도 금융위기 때 우리와 비슷한 비율로 절하되었던 호주달러나 인도네시아 루피아에 비해서 원화는 더욱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영국 파운드화와 엔화는 동기 대비 절하되는 상황에서도 원화의 강세는 유지되고 있다. 특히 한국 신용상태를 나타내는 CDS 프리미엄은 영국보다 낮다(11일 기준 영국 81bp, 한국76bp).

한국 시장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가 어느 때보다 높은 것은 향후 수년간 연 5%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만큼 한국 경제가 강하게 상승하는 이유이다. 한편으로는 국제적으로 투자에 대한 주도 국가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미국의 장기 경제 전망은 여전히 부정적이며 유럽은 구심력 부재와 그리스의 국가 부도 사태를 걱정할 정도로 경제가 불안정하며 중국은 여전히 국제 투자가들에 대한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어 가장 개방적이면서도 높은 경제 성장률을 예상할 수 있는 한국 시장으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한다. 단기적으로 본다면 최근 1달 동안 전 세계 주요 국가의 종합지수 상승률이 5~10%인 데 비하여 한국시장만 1%내외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도 주요 원인일 수 있을 것이다.

출구 전략이란 경제 성장을 막는 악재가 아니라 시장의 성장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사용되는 도구이다. 그러므로 출구 전략이 경제 성장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섣부르게 사용하는 경우 어떠한 결과가 초래될 것인가도 잘 알기 때문에 신중하게 사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사용을 하더라도 예상과 달리 움직이는 경우 이에 대한 대책도 내놓을 것이다. 전 세계가 공조하기 때문에 한 국가가 일방적으로 사용할 수도 없을 것이다.

늑대 소년이 소리를 지르는 것처럼 출구 전략이 임박했다는 시장의 소문이 오히려 시장의 내성을 키우고 있다는 생각도 해 볼 수 있다. 물론 너무 준비만 하다가 막상 출구 전략이 현실화 되어도 이번에도 아무 일 없겠지 하면서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가 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는 것처럼 지금 시장은 이러한 출구 전략에 대한 사전 훈련을 충분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는 한국 시장의 경제력에 대한 믿음이 바탕이 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1월13일은 앞으로 다가올 출구 전략이 오히려 장기적인 경기 회복 국면을 더 강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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