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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세법동향

[최근 미국세법동향] 해외 금융계좌 신고의무 특별 프로그램 종결과 최근 동향

Lucy Lee 변호사

이미 두 차례 본 칼럼을 통해 소개한 바 있지만, 일련의 사건을 거치면서 현재 미국 국세청(IRS)은 보고되지 않은 해외 금융계좌 등 국외에 소재하는 미국 납세의무자의 자산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관리를 강화하는 추세에 있다. 관련하여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이곳 DC 로펌의 International Tax Group도 예년 이맘때와 달리 몹시 분주한데, 그 이유는 바로 얼마 전인 지난 10월15일 해외 금융계좌 신고의무(Foreign Bank Account Report, FBAR)에 대한 특별 프로그램(Amnesty Program)이 끝났을뿐 아니라, 그 이후로도 국외에 금융계좌를 보유한 개인 자산가들의 문의 및 자진신고(Voluntary Disclosure) 의뢰가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FBAR는 미국 시민권 내지 영주권을 보유한 한국 교민들 사이에서도 뜨거운 관심사여서, 최근 미국 3개 대도시(뉴욕, 시카고, LA)에서 국세청 및 총영사관이 주관한 해외 교민을 위한 세정세미나에서도 가장 많은 질문세례를 받았다. 금융자본주의가 성숙한 미국에서는 낮은 투자수익률로 인하여 국외에 투자자산을 보유한 개인들이 많은데다, 총액으로 1만달러라는 낮은 문턱에도 불구하고 벌칙으로 보유금액의 50%에 달하는 과태료와 형사처벌까지 가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FBAR의 본격적인 시행은 중산층 이상의 미국 시민 및 영주권자에게 세무신고(tax return)와는 별개의 새로운 연차 보고의무를 지우는 일대 변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호에서는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미국 시민권자 또는 영주권자에게 실무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FBAR에 관련된 법률적, 절차적인 내용을 정리하고 현재의 동향과 향후 전망에 관하여 짚어보는 기회를 가져볼까 한다.

본래 FBAR 제도는 세법이 아니라 은행비밀보호법(Bank Secrecy Act, BSA)에 근거를 둔 행정상의 신고의무이다. 입법 이후 실무적으로 시행이 어려워 사문화되어 있다가, 2001년 미국 재무부로 하여금 FBAR 제도의 이행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여 국회에 보고하도록 한 미국애국자법(US Patriot Act)의 제정을 시발로, 2003년 4월 구체적인 시행 권한이 재무부 산하 FinCEN(Financial Crimes and Enforcement Network: 국내 자금흐름에 관한 정보의 수집, 국제적인 돈세탁 방지 등 우리나라 재정부 내의 금융정보분석원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기구)으로부터 미국 국세청(Internal Revenue Service, IRS)으로 위임되고, 이후 OVCI(Offshore Voluntary Compliance Initiative) 및 LCCI(Last Chance Compliance Initiative) 등의 자발신고 프로그램이 종결됨에 따라, 드디어 IRS가 본격적인 FBAR 의무의 강제에 나서게 된 것이다. 비록 입법적인 뒷받침이나 실무적인 시행을 위한 연구는 차곡차곡 진행되어 왔지만, 무엇보다 지난 2008년 리히텐슈타인의 LGT Group 사건이래 다시 작년 전직 UBS의 private banker인 Bradley Birkenfeld가 거액의 탈세 공모 혐의 등으로 유죄판결을 받으면서 UBS에 계좌를 보유한 미국 고객명단을 IRS에 넘겨준 사건을 계기로 FBAR가 논란의 중심에 떠오르게 되었다. Birkenfeld는 3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어 지난 3월호에 언급한대로, IRS는 이후 대대적인 법적 공세 및 협상을 통해 금융정보 비밀보호의 철옹성이었던 스위스를 상대로 지난 2월 UBS로부터 7억 8,000만 달러의 배상금과 250명의 미국 고객명단을 확보해내는 데 성공하였고, 지난 8월에는 결국 일정 요건에 해당하는 4,450명에 달하는 미국 고객의 명단을 건네받기로 합의했다. 지난 2월 명단에 포함된 고객 중 두 사람은 바로 며칠 전 연달아 탈세로 징역형 및 가택구금형을 선고 받았으며,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IRS는 아마도 마지막으로 지난 10월15일까지 자발적 신고를 권유하며 대대적인 제도의 시행에 나서게 된 것이다.

1. 신고의무자 및 신고대상 금융계좌

FBAR의 신고의무자는 해외에 당해 연도 중 한번이라도 총액으로 잔고합계가 1만달러를 넘는 해외 금융계좌를 가지고 있는 모든 미국 사람(Each United States Person)이다. 여기에는 미국 시민권자는 물론 영주권자와 미국 내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자도 포함되며 그와 같은 개인들이 대리인을 통하여 보유하는 계좌 및 지배권(50% 이상의 지분보유)을 가진 해외 법인(파트너십, 신탁 포함) 명의의 계좌도 보고의 대상이 된다. 여기서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고 함은 계좌에 대한 ‘financial interest’ 또는 ‘signature autho-rity’ 즉, 처분권한을 보유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IRS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보고 대상이 되는 ‘금융계좌(financial account)’의 범위에는 1) 요구불 또는 정기예금, 당좌(수표발행용)예금, 직불카드 및 선불카드 계좌 등 은행계좌, 2) 뮤추얼 펀드, 증권계좌, 증권파생상품 계좌 등 증권계좌, 3) 자산을 투자하고 해당 자산이 다른 자산과 혼장되어 운용되는 펀드(commingled fund)에 대하여 일정 지분을 보유하는 금융계좌, 4) 기타 해외 금융기관 및 그와 같은 기관에 속한 사람이 운용/유지하는 계좌가 포함된다고 한다. 이와 같은 광범위한 정의규정 때문에 해당되는 계좌의 범위에 관해서는 이곳에서도 논란이 있으며, 특히 신용카드용 계좌(해당 안된다고 봄), 보험계좌(변액보험 등 투자자산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해당된다고 봄), 헤지펀드 계좌(해당된다고 보는 견해가 많음), 실물계좌 등에 관해서는 실무가들 사이에도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여기서 한가지 유의할 점은, 계좌의 지리적 위치가 해외계좌인지 아닌지의 여부를 결정한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미국계 은행의 한국 지점에서 개설한 계좌는 해외 금융계좌이지만, 한국계 은행의 미국 지점에서 개설된 계좌는 해외 금융계좌가 아니다.

2. 법적 성격, 신고절차 및 위반시 제재

FBAR는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당해 연도의 익년 6월 말일까지 Form TD F 90-22.1을 통해 매년 이행해야 하나, 그 법적 성격은 매년 하는 소득세 신고(tax return)와는 구분되는 별도의 행정상 협력의무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소득세 신고(tax return)와 달리 FBAR는 미국 국세청 디트로이트 컴퓨팅 센터(IRS Detroit Computing Center, DCC)에 제출되며, 해당 정보는 은행비밀보호법상금융정보 데이터베이스(BSA financial database)에 저장되고 IRS와 FinCEN에 의해 공동 관리된다. 자발적 신고 중 종래부터 있어온 ‘Quiet Disclosure’의 경우에는 FBAR를 이행하면서 미납세금에 관한 수정신고를 IRS Service Center에 제출하고 특별히 IRS에서 조사하여 penalty 부과에 나서지 않는 한 그로써 의무이행을 마친다. 그러나 이번 특별 프로그램의 경우 반드시 신고서를 IRS 내 조세범조사국(Criminal Investi-gation Division, CID)에 제출해야 하는 ‘Noisy Disclosure’절차를 따를 것이 요구되었다. ‘Noisy Disclosure’에 의하면 먼저 CID에 의하여 형사문제(즉, 고의적 위반 또는 불법적인 자금유출)가 없는지 검토되며,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다시 IRS 내 Office of Chief Counsel의 심사를 거쳐 법무부(Department of Justice)에 기소를 위한 형사고발을 하게 된다. 그러나 CID에서 형사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사건은 FinCEN으로 돌아가 대상자에게 금전적 제재(과태료)를 부과하게 되며, 이에 따른 과태료 납부의무를 해태하는 경우에는 법무부에서 이를 penalty action을 통해 소송으로 구하게 된다.

FBAR는 소득세 신고의 일부가 아니가 때문에, 그에 따른 제재 역시 세금에 속하는 것은 아니며 가산세 규정과는 별도의 벌칙규정을 가지고 있다. 과실에 의한 미신고(상한 500달러)나 고의 없는 미신고(상한 1만달러)의 경우에는 상한이 일정 한도에 제한되지만, 고의에 의한 미신고(Willful Failure)의 경우에는 과태료 상한이 위반 시점 계좌금액의 50%에 달하고 형사제재(25만불 이하의 벌금 또는 5년 이하의 징역)가 뒤따를 수 있다. 제재의 시효(statute of limitations)는 민사제재(과태료)의 경우 6년, 형사처벌의 경우에는 5년이다.

3. 최근 동향과 향후 전망-한국교민의 경우

지난 10월15일에 만료한 Amnesty Program은 IRS가 지난 6년간 미신고분에 대하여 자진하여 신고하는 자에게 1) 형사처벌을 면제하고 2) 과태료의 상한을 20%로 제한하는 혜택을 부여하는 특별 프로그램이었다. IRS의 Commissioner인 Douglas Shul-man이 공식석상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이번 프로그램에 따라 해외계좌를 자발적으로 신고한 개인은 1만4,700여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번 프로그램의 종료로 현재로서는 더 이상 자발적 신고를 유도하는 프로그램은 계획이 없으며, 작년부터 FBAR 운용인력을 추가 채용하여 교육단계에 있으므로 이들이 실무에 투입되는 향후 수년 사이에 제도의 강제적 이행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지금도 신고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Quiet Disclosure와 같은 기존의 제도를 통하여 자발적 신고를 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두고 있으며, 형사제재는 미신고의 실질적인 의도(intent)를 조사하여 그 부과 여부를 판단한다는 것이므로 특별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자발적 신고에 따른 혜택은 존재한다.

실무적으로 해외에 소재하는 금융계좌의 정보가 어느 정도 확보 가능할지에 대해서 일반 신고의무자들의 관심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IRS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과 조세조약을 통하여 기본적으로 상호 정보교환이 가능하도록 약정을 맺고 있고, 지난 1월호에 언급했던 것처럼 리히텐슈타인 등과는 별도의 과세정보교환협정(Tax Information Exchange Agreement)을 체결하기도 한다. 특히 동북아시아에 거주하는 미국 납세자들을 위하여는 북경에 사무소를 열고 FBAR 신고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하고 있으므로,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들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 제도에 관심을 가지고 신고의무 여부를 확인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미국 납세의무자의 경우 소득세 신고서(Form 1040 Schedule B Part III)에서 해외 금융계좌가 있는지 여부를 묻고 해당하는 경우 FBAR 신고를 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으므로, 미국에 소득세 신고를 하고 있었던 이상 해외에 장기간 거주하여 FBAR 신고의무가 있는지 몰랐다는 항변은 의미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발 더 나아가 미국 국세청 실무자 중에는 신고서상 위 질문에 ‘No’라고 대답함으로써 이미 납세자가 미신고의 ‘고의’를 가졌다고 보아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 점 각별한 유의를 요한다.

최근에는 이와 같은 FBAR의 시행을 실무적으로 뒷받침하는 추가입법(Foreign Account Tax Compliance Act)이 의회에 제안되었는데, 미국 고객들의 계좌정보를 보고하지 아니하는 금융기관 등에 대한 원천세 부과, 5만불 이상의 해외 금융자산을 보유한 사람들에 대한 보고의무 강화 및 추가 제재 등 종래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내용을 담고 있어 미국 당국의 FBAR 시행의지가 매우 강력하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앞으로 이 제도의 본격적인 시행에 따라 미국 국내법상으로 다양한 법적 쟁점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고, 국제적으로도 국가간 재정정보 교환 관행 및 각국의 해외 금융계좌 정보수집 제도 등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이므로, 우리나라에서도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강남규 변호사 공동집필 (법무법인 율촌, 현재 Caplin & Drysdale에서 연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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